학교 때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 경린
학교 때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은
잊고 살았던 나의 학창시절을 만나러 가는 길
여기저기 흩어져 살아도 한 곳으로 모이는 길
제일로 아름다운 곳에 남아있는
아련한 추억 한 자락과 어떤 끌리는 힘에 의해
자기장처럼 연결 되어 있는 길
여러 해 동안 보지 못했던
소녀적 그리운 얼굴을 만나러 가는 길은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해맑았던 그 때 그시절로 돌아가
나의 소녀를 만나러 가는 길
나 혼자 추스려야만 되는 줄 알았던
혼자 울고, 혼자 우뚝서고
혼자 해결해야 되는 줄 알았던 모든 것들을
술술 풀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길
되돌아오는 길에 추스리고 오지 않아도
서로서로가 다 받아내어 웃음으로 날려 버려
보송보송한 행복한 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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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고등학교 때 친구를 만났다.
몇 년만에 만나는지 기억도 가물가물
불현듯 보고 싶다는 생각에 전국 각지에
흩어져사는 그들에게 연락을 취하는데
아이고...
남편, 아이들, 시댁, 직장...기타등등
같은 날 함께 모이기가 우찌 이리도 힘이 드는고...
안되겠다...남녘에 사는 넘들끼리라도 뭉쳐보자..^^
마산, 창원, 진영, 부산...4명이 모이기로 했는데
마산친구 당일날 급하게 문자왔다...
시댁에 일이 생겨 못나온다고..담에 맛난거 사겠다고...
에고 맏며느리의 고충 여기서 또 나온다. ^^
만나자마자 시작된 수다는 쉬지도 않고
헤어지는 그 순간까지...쭈우욱...ㅎㅎ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듣고 하다보니
속이 뻥 뚫리는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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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친구는 이래서 정말 좋은가보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전혀 어색함이 없고
어제 본듯한 편안함에....늙어가면서도 서로
예전모습 그대로 하나 변한게 없다고
다독여 줄 수 있는 사이
강산이 세 번이나 변했는데도 여고 때 모습을 그대로 안고 있는,
아니 이런 시간이 있어 그 때의 그 고운 모습을 돌이켜 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옛이야기, 사는이야기, 일이야기, 자식이야기,
부모형제이야기에 사돈에 팔촌까지 챙겨지는 이야기,
오래된 친구만이 이해할 수있는 수 없이 많은 이야기..이야기..
모두 잘 살아줘서 고마운....
이 거친 세상의 파도에 잘 버텨줘서 감사한...
흰머리도 생겨나고 눈도 침침 해 지기 시작했다면서도
소녀적 기억하나 끄접어 내면 다시 그 시절로 함께 퐁당 해서
깔깔깔 숨 넘어 가도록 웃을 수 있는.....
그들이 있어 참 좋다.
살아있음에 느낄수 있는 감사함과 소중함, 행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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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은
만나자는 약속 날짜를 잡은 날부터 시작
어떤모습들일까...많이 변했을까....
그 동안 어찌 지냈을꼬...
이뿌게 보여야할텐데...뭘 입고가지...^^
함께한 풍경은 흐른 시간만큼 변했는데
오랜친구들의 모습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너무나도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눈빛
전화로 했던 수다들을 다시 쏟아내면서도
맑간 옷입고 온 새아침의 햇살 보듯 피어나는 웃음에
외로움과 우울에 젖은 빨래는
금방 습기 날려버리고 까실까실 보송보송
집으로 돌아와 한 칸 한 칸 밟으며
오르는 계단에 또각또각 구두굽소리
언제 그들을 또 만나 맘껏 떠들고 웃으며
그 햇살을 흠뻑 맞아보나.....하는 생각
너도 내맘과 같았는지...
띠링 들어오는 문자...
잘 지내..늘 행복하고....
11년 6월. 내소녀와 함께 했던 주남저수지의 추억 /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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