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향 / 경린
그대 있는 곳
머나 먼 곳 어디든
묻어 둔 깊은 맘을
바람 편에 실어 보냅니다.
얼마전에 사왔던 천리향이
추웠던 겨울의 그리움을 안고
달콤한 향으로 피어났다.
그 향이 천리를 간다고 해서 천리향이라 하더만
달랑 두 송이 있는 꽃에서 뿜어내는 향이
한동안 온 집안 가득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향기로 말을 거는
천리향 덕분에 미소가 절로 피어났고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열면 역시
천리향이 먼저 쪼르르 달려와 배시시 웃어주었다.^^
천리향 향기는 천리를 간다고 하니
그대여,
이 향기 바람 편에 띄워 보내드리나니
맡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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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울 곰만디
"옴마, 울집에서 좋은 향기가 나...
무슨 향이야? 어디서 나는 거야?"
"베란다 가 봐라 고기에 고것이 있을 것이니께"
곰만디 쪼르르 베란다로 가 코를 벌름벌름 하더니
"저 쬐그만게 이렇게 좋은 향기가 나는 거야?"
"그래..내가 뭐라카드노 향 좋제?
그 때 모종을 두그루 사 왔어야 하는 건데...쩝"
"그라모. 지금 가서 항개 더 사 오모 되지" ㅎㅎ
작은 것의 위력...
작은 것에서 품어 내는 향기가
온갖 달콤함의 말보다도
멋들어진 화려한 치장보다도
강력한 유혹인거 같다.^^
화분이라면 결사 반대하는 울곰만디가
항개 더 사오라고 하니 말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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