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시큰둥하고 가슴시린 날에는

#경린 2010. 12. 3. 18:45

 



시큰둥하고 가슴시린 날에는 / 경린

퇴근을 하고 재래시장엘 들렀드랬습니다.
자주는 못 가지만 가끔은 가게 되는데....
왠지 모르게 저는 시큰둥한 날이나 마음이
시린날에는 꼭 걷거나 재래시장엘 가는 버릇이
있다는 걸 요근래에 알았습니다.. ^^

추운날씨에 어전에서 맨손으로 조개를 까고
계시는 할머니의 곧은 손이 제 발길을 잡았습니다.
할머니의 거친 손마디와 손끝 갈라진 자국,
종일 조개를 까서 생긴 손등의 하얀소금기가
마음시린 저의 마음을 더 시리게 했습니다.

"할머니! 손 시러우신데 장갑을 끼고 하시지요?"
"장갑은 무신..그라모 손이 더 무뎌서 안뎌"
하시며 얼굴에 미소를 보이시는 할머니...

애궁!! 볼에 닿는 바람도 차다고
"아이, 추워"를 연신 연발하는디
할머니께서는 젖은 손이 얼마나 시리시겠습니까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는 할머니를 보면서
코끝이 찡했습니다.
우야둥둥 철 좀 들어야 할틴데....^^

할머니 옆에는 연탄화로가 있었습니다.
발갛게 피어난 불꽃이 예뻤습니다.
"할머니, 손 녹여 가면서 하세요."
"그려그려.. 새댁도 손 조까 녹이고 가소"

오메...새댁이라~~~?
하긴 할머니들은 당신보다 어려보이면
다 새댁이라 하시니까... 그냥 새댁하죠 모..*^^*

조개 깐다고 힘드실 것 같아 해물탕 끊이게
까지 않은 것으로다 달라고 해서
해물탕거리를 사 왔습니다.

식구가 몇 안 되니 한사코 괜찮다고 하는데
해물탕에는 해물이 많이 들어가야 맛나다며
홍합이랑 새우를 한 웅큼 씩이나 더 넣어주시는
인심 좋으신 할머니!!....ㅠㅠ

가슴시린 오후를 보냈는디(배가 고파서....^o^)
바다의 영양덩이 해물에
할머니의 인심까지 더해진 따뜻하고 맛난
저녁을 먹고 미소를 되찾았답니다.
저는 이래도 저래도 아무래도 먹순이...
역시 사람은 먹어야 등 따시고 배 부른겨..^^

시큰둥하고 가슴시린 날에는
재래시장에 또 가야겠습니다. *^^*




01. Julio Iglesias - If you go away 02. Tammy Wynette - Stand by your man 03. Leo Sayer - When I need you 04. Emmylou Harris - Wayfaring Stranger 05. Brothers Four - Seven Daffodils 06. V.A. - Monaco 07. Kansas - Dust in the wind 08. Freddie Aguila - Anak 09. Bee Gees - Grease (Live) 10. Pual Anka - Papa 11. Dalida - Besame Mucho 12. Barbra Streisand - Woman In Love 13. Helene - Ce Train Qui S'en Va 14. Damita Joe - A Time To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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