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이야기

찬란한 슬픔의 봄 / 모란 /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경린 2012. 5. 3. 14:17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문학' 3호, 1934.4) * 하냥 : 한결같이, 줄곧




모란[牡丹] 미나리아재비과의 낙엽 활엽 관목.(본음은 '목단')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모란을 꽃 중의 제일이라고 하여 꽃의 왕 또는 꽃의 신으로, 또 부귀를 뜻하는 식물로서 부귀화(富貴花)라고도 부른다. 양지 바른 곳에서 잘 자라며,보기와는 달리 향기는 나지 않는다.

 




시인 김영랑은 모란이 피기까지는 봄을 기다리다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봄을 보내는 설움에 잠기겠다 하더만 밤에는 새초롬 찬바람에 동동동 잔걸음 재게 하면서도 모란꽃 떨어진 자리 위로 쏟아지는 햇살은 여름의 더위를 데불고 오고 있는 5월이다. 5월 계절의 여왕, 신록의 계절 봄을 알리던 산수유, 매화, 진달래, 개나리, 목련, 벚꽃.... 이름도 다 열거 할 수 없는 그 꽃들이 앞 서 가고 계절의 여왕이 여왕답게 초록을 대동하며 그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크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들로 천지를 색으로 향기로 입혀 내고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 더 이상의 욕심을 내려놓게 하는 풍경들 나의 몸과 마음도 이 계절속에서 함께하는 동반의 의미를 부여하며 삶의 기쁨과 고마움으로 나풀나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