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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최인호/그대, 억겁의 세월을 건너 나에게 온 사람아

#경린 2012. 5. 10. 08:52

 

불두화

 




세상에 낯선 두 남녀가 만나 서로를 사랑하는 일은 기적이다. 겨울에 눈 내리는 일처럼, 저녁이 찾아오면 빛이 잠드는 일처럼 두 남녀가 서로를 사랑하는 일은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오래된 가구의 모서리에서 죽은 나무의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일처럼, 우리가 기대할 수 없는 슬픔의 벼랑에서 어느 날 문득 구원받는 일처럼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고 또 그 누군가로부터 동시에 사랑받게 되는 일은 참으로 신이 허락한 기적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이토록 넓은 세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 중에 나는 당신을 만났다. 그리고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 또한 나를 사랑한다. 사랑하는 남녀의 인연이란 그래서 눈부시게 두렵고 아름다운 기적이다.

그대, 억겁의 세월을 건너 나에게 온 사람아....
최인호 에세이 <인연> 중에서

 




이 넓은 세상에서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나를 동시에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은 기적이다.
흔하고 흔한 것이 사랑이라고 하더라만 이 세상천지 더 없이 넓은 우주에서 너와 나 동시에 사랑하게 되는 기적, 기적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 지금 생각 해 보면, 평생 그 기적을 한 번 맞아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수없이 많지 않을까 싶다. 전율하는 떨림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나니 내생애 두 번 오지 않을 소박하면서도 보석 같은 기적 그 기적에 감사하며...........2012.0510.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