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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리스 디리 - 사막의 꽃 / 중요한 건 오늘이다.

#경린 2011. 3. 6. 20:03


와리스 디리



불타는눈동자 담임선생님께서 추천 해 주신 <사막의 꽃>을 어제 오늘 마저 다 읽었다. 아프리카 사막 유목민 소녀가 세계적인 슈퍼모델, 사막에 새벽을 열고 있는 유엔 인권대사가 되기까지 와리스 디리의 자전적 소설이다. 여성할례에 대한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사막의 꽃을 읽으면서 그 심각성과 처참함이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성성기절제, 할례는 무려 4천 년동안이나 이슬람관습으로 이어져내려오고 있고 오늘날도 계속 행해지고 있으며 이 관습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목숨을 잃기도 한단다.




세계적인 모델로서 쉽게 밝히고 싶지 않았을 과거를 고백하고, 여성성기절제술(GMF)을 세계로 알리면서 그것의 철폐를 주장하는 유엔 대사가 대기까지의 그녀의 삶을 읽으면서 무엇보다도 그녀의 강인한 정신력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행운이란 그저 만들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 소말리아의 척박한 유목민의 생활 사막의 삶이란 오늘 하루 굶지 않고 살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기 때문에 다가올 내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던 와리스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걱정으로 안절부절하지 않는다. 닥친일에 무릎 꿇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며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만들어 가는 그녀의 삶과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그녀가 그녀의 이름 값을 (와리스-사막에 핀 꽃) 제대로 하면서 세계의 무대에 우뚝 서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여전히 사소한 것들을 소중히 여긴다. 나는 호화로운 집을, 때로는 한 채도 아니고 여러 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차, 보트, 보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매일 만난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더 많은 걸 원한다. 다음으로 구입할 것이 마침내 행복과 마음의 평온함을 가져다 줄 듯이 말이다. 그러나 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인생의 가장 가치있는 재산은 인생 그 자체이고 그 다음은 건강이다. 전 세계가 여성에게 안전한 곳이 될 때까지. 그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그 날을 위해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인샬라. 하늘의 뜻대로 되리라. 인생의 길을 걷노라면 우리는 때때로 폭풍을 맞기도 하고, 때로는 햇살을 즐기기도 하고, 때로는 연이어 찾아오는 태풍의 눈 속에 버티고 서기도 한다. 이 때 생사는 오직 의지에 달려있다. -와리스 디리 / 사막의 꽃 중에서-



'사막의 꽃' 책을 사러 서점 내려가면서 화원 밖에 나와 있는 천리향 모종을 보았다. 어두운 저녁이었는데도 그 모종이 눈으로 쏘옥 들어 왔었다. "조거 집에 갈 때 사가지고 가자" "뭐?? 집도 좁은데 뭔 화분을 또 사? 엄마는 꽃이 그렇게 좋아?" "집에 화분이 몇 개나 있다고 그래...너는 꽃 싫냐??" "난 그런데 관심없어" 확실히 내가 낳았지만 나하고는 관심사가 다르다.^^ 화분 놓을 곳 없다며 갈 때는 다른데로 가야지 했었던 불타는눈동자에게 작은모종 딱 한 개만 사겠다고 졸라서리(?ㅋ) 천리향 작은 모종을 하나 사 왔더랬다. 휴일아침에 하얀 화분에다가 옮겨 심어주고 몇몇 작은 화분들도 분갈이를 해 주었다.




실내에서 나른하게 키만 키워올린 다육이 화분을 보니 떨어진 잎에서 새로운 생명이 자라나와 있다. 다육이들은 잎이 떨어지면 그 잎에서 새로운 생명을 키워내고 자신 스스로가 양분이 되어 준다. 하나의 작은 잎 보다도 더 작은 새생명... 너무 작아서 버려버릴까 하다가..그래도 생명인데.. 화분에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옮겨 심어주니 나름귀여움을 보여준다. 이렇게 생명있는 것들은 하찮은 것이 없다. 다 지 몫을 하라고 태어나는 거다. 조개나물은 꽃망울을 가득 안고 있다. 추웠던 겨울이었는데 초록을 그대로 안고 있더니 햇살이 조금 따뜻해지자 초록에 물이 오르고 야무진 꽃망울을 품었다. 여리디 여린 잎이라 생각했는데 그 생명력에 또 한 번 놀랬다. 벌써 분홍색 꽃이 기다려지고...




주말과 휴일은 피곤에 지쳐 있을 때 활력을 다시 불어넣어주는 좋은 징검다리인 듯하다. 평소에 하지 못 했던 일들도 하고, 하고 싶었던 일들도 하고, 편안히 늘어져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보고싶었던 사람을 만나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휴일 하나가 또 저물어 가고 있다. 과거 속으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 오를 것이고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며 보낼 필요도 그럴 시간도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이며 오늘인 것이다. 2011년 3월 첫 휴일을 보내며 / 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