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주저림

잡은손 무슨일이 있어도 놓지 않겠나이다 . 당신의 의미/손종일

#경린 2012. 5. 12. 23:58

 




당신의 의미 / 손종일 당신을 끌어다가 앉힐 수 있는 거리까지 끌고 와 작은 틈새도 주지 않고 촘촘히 곁에 앉고 싶습니다. 아플 수 있을 만큼 다 아프고 난 습기 찬 가슴으로 말고 눈망울에 물기 어리기 전의 사소로운 아픔 정도일 때 이미 당신이 제 곁에 꿈쩍 않는 돌처럼 턱하니 버텨 주셨음 싶었습니다. 위태위태하게 웃어넘기긴 했으나 돌아서고 나면 기억나지 않는 그런 사람 말고 내 웃음이 조금은 팽팽하지 않고 탄력을 잃고 있어도 꽃이지는 밤하늘 아래 나란히 어깨가 시렸음 싶었습니다. 섬유린스제 한 방울 없이 거칠게 헹궈진 이미 부드러움을 잃어 성기기까지 한 마음조각으로라도 제몸에서 작은 단내라도 남아 있다면 징검징검 건너가 당신의 모자이크에 하나쯤의 제 목숨 조각을 각이 틀리지 않게 꼼꼼히 끼워 넣고 싶었습니다. 겨우 만난 소중하고 고마운 햇살처럼 당신의 가슴 한켠에 문보다 더 큰 고리를 내걸고 그 안에서 오래오래 까딱거리며 당신과 세상을 목숨 내걸고 살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아주아주 많이 바빴습니다. 당신생각으로 꽉 차서 다른것은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바빴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부터 한장 한장 추억의 달력을 넘겨 보았지요. 참 아름다운 날들, 행복한 날들이었습니다. 비단금실로 수를 놓는다한들 그리 곱고 아름다울 수가 있겠나 싶습니다. 처음 당신을 만나러 간 날,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를 떠 올리면 첫 선 보러 가는 때 처럼 설레이기도 하고 따뜻한 기운이 스물스물 피어오르기도 합니다. 손 잡아 보고 싶으셨다 하셨나요. 저도 그랬더랬습니다.^^ 심장 콩콩 뛰었던 날들로 들어서면 지금도 그 때처럼 심장이 콩콩 뜁니다. 으스러지도록 안아 주시며 사랑한다 하셨지요. 처음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을 내가 받고 있구나 나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걸 느꼈었지요. 당신 손 잡아 주어 고맙다 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늘 함께 하고 싶은 당신입니다. 함께 하는 순간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돌아보메 그렇게 애틋하고 아름다울수가 없습니다. 내생애 이다지 고운 그림을 그리게 될 줄 미처 몰랐었지요. 당신으로 인해 여자로 다시 태어나고 있음입니다. 살아가는 의미에 당신의 의미를 하나 더 얹으니 삶의 발걸음에 생기가 넘치고 또 다른 삶의 의미가 되어 저를 이끌고 바로 서게 살아가는 힘이 되어 주십니다. 만남의 순간은 짧고, 그 짧은 순간에 담고 있던 그리움 토해내며 보고 있어도 보고싶은 당신 만나고 헤어지는 그 순간부터 보고싶다 하셨나요. 저도 그렇습니다.^^

 




당신의 인생 모자이크에 제 목숨조각 끼워 넣는 순간 저 역시나 당신의 사랑을 제 모자이크 가장 따뜻하고 환한 곳에 반듯하게 끼워 넣었습니다. 당신 가는 길이라면, 그 곳이 불이든 물이든 따라 가고 싶습니다. 당신 잡은 손 놓지 않고 어디든 이 한 목숨 다하는 날까지 좋은 날이나 궂은 날이나 함께 따라가 살아보고 싶습니다. 당신 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이고 생나물 조물조물 무쳐 상차리는 사소함이 저에게는 요즘 큰 행복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잡은 손, 무슨 일 있어도 절대 놓지 않는다 하셨나요. 저도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