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 봄비-고정희

#경린 2013. 4. 25. 08:35



봄비 /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강물 풀리는 소리는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 속의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문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 나가자 들에서 얼싸안고 아득히 흘러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봄비는 이뻐라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통통 포실포실 기분좋은 흙내음 보실보실 퐁퐁 터지는 꽃망울 뾰족뾰족 새순끝에 대롱대롱 탱글탱글 요기조기 방울방울 누구나가 반기는 봄비는 사랑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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