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이 슬픔을 팔아서 - 이정우

#경린 2013. 5. 5. 00:39

 



이 슬픔을 팔아서 / 이정우 이 슬픔을 팔아서 조그만 꽃밭 하날 살까 이 슬픔을 팔면 작은 꽃밭 하날 살 수 있을까 이 슬픔 대신에 꽃밭이나 하나 갖게 되면 키 작은 채송화는 가장자리에 그 뒤쪽엔 해맑은 수국을 심어야지 샛노랗고 하얀 채송화 파아랗고 자줏빛 도는 수국 그 꽃들은 마음이 아파서 바람소리 어느 먼 하늘을 닮았지 나는 이 슬픔을 팔아서 자그만 꽃밭 하날 살꺼야 저 혼자 꽃밭이나 바라보면서 가만히 노래하며 살꺼야

 



팔릴 일 없는 슬픔을 팔겠다는 시인의 맘이 아프게 다가 온다. 슬픔을 팔아서 작은 꽃밭을 만들고 슬픔을 팔아서 마음 아픈 꽃들을 심고 그것을 바라보며 살겠다는 그 맘이...... 슬픔이 있다는 것은 꽃으로 피어날 팔 것이 남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