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진짜친구들 / 그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 물향기수목원

#경린 2013. 6. 11. 13:54

얼마전 TV예능프로그램에서 '진짜친구'라는 주제를 다루는 것을 보면서 '진짜친구'에 대한 물음표를 던진 적이 있다. 친구는 친구인데 진짜친구라....... 친구라고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친구들이 몇 있다. 그들이 진짜친구인가? 라는 물음에도 자신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친구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떤 친구를 진짜친구라고 말하는 것일까? 나에게 나의 친구들은 어떤 친구일까? 나는 그들에게 어떤 친구일까? 살면서 진정한 친구를 몇이나 두고 있는지 한 번 정도는 누구나 생각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를 단 1명이라도 두었다면 그래도 성공한 것이라들 말한다. 그만큼 진정한 친구를 가진다는 것이 어렵기 때문일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가슴이 가리키는 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신뢰가 가는 사람이 있다. 더 나아가서 어떤 경우에라도 신뢰가 가는 사람이 있다. 어떤 경우에는 생각이 같거나 맘이 통하고 취향까지 같아 나와 같은 나를 만난듯한 친구가 있을 수도 있다. 혹자는 힘들거나 외로울 때 힘이 되어 주고 마지막까지 옆자리를 지켜주는 벗이 진짜 벗이라 했다. 벗은 나 자신의 발견이고 거울이고 내 고독을 감싸주는 존재로 마지막 자존심을 끝까지 지켜주는 보루라고도 한다.

 

위의 진짜벗에 대한 거창한(?) 정의에 걸맞는 친구를 찾기 위해 두리번두리번....... 그 정의에 맞지 않으면 진짜친구가 아닌겨?? 그런가?? 그렇다면 친구란 과연 무엇일까? 사전적 의미의 '친구(親舊)'는 '오래도록 친하게 사귀어 온 사람'이다. 한글로 된 순수한 우리말인 '벗'은 '마음이 서로 통하여 가깝게 사귀는 사람'이다. 친구는 이러저러해야하고 요러요러 해야한다.라는 의미와 조건이 부여되어 있지 않다. 그러면 오래 사귀고 친하게 지내면 모두 진짜친구인가? 힘들 때 도와주고, 죽음을 대신 해 줄 수 있어야 하는가?

 

내 생각에는 나를 알아주는 사람, 나를 알고 있는 사람 오랫동안 사귀지 않았어도 가까이에 살고 있지 않아도 멀리 있어도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자주 볼 수 없고 가뭄에 콩 나듯 간간히 안부 물으며 지내도 평생을 함께 하는 듯한 맘속의 편안한 사람들 딱히 뭘 기대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고 언제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만나는데 이유를 두지 않는 나에게 있어 진짜친구는 그런 친구들이 아닌가 싶다.

 

오래간만에 내가 생각하는 나의 진짜친구들을 만났다. 한 친구가 몸이 좋지않다고 카톡에 문자를 올리자 가뭄에 콩나듯 안부를 묻고 지내던 친구들이 벌떼처럼 왕왕 꼬리글을 달다가 얼굴 한 번 보자가 화두가 되는가 싶더니 번개치듯 날짜를 잡았다. 멀리있다해도 이일 저일 일이 꼬리를 물고 있다해도 만사 제쳐 놓고 달려가 만나고 싶은 친구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리운 친구들

 

이말을 할까 저말을 할까 고민하지 않고 나오는대로 말하고 행동해도 다 받아주고 웃어 주는 친구들 서로서로 하나하나 따지고 놓고 보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으면서도 맘으로 보듬어 안아 하나 되는 소중한 친구들 하루종일 떠들어도 미소로 다 들어주고 맞짱구 쳐 주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꿀꺽 삼켜 주고 속내를 꺼집어 내어 허물없이 농담 주고 받을 수 있는 친구들

 

그런 진짜친구 다섯명이 간만에 수원있는 친구집에 뭉쳐 시간을 보냈다. 하하하 호호호 간만의 회포를 풀기에 1박2일은 너무나도 짧고 달콤하였지만 동안 친구고팠던 맘에 단비를 주는 고마운 시간이기도 하였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만 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방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 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님의 시를 읽고 나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곰곰 생각에 잠기다 과연 나는 그런 사람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의 끝에 걸리는 사람....한 사람..... 그런 사람도 한 사람있고, 진짜친구도 있고.... 그러면 나는 성공한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