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겨울 사랑 - 고정희 / 진해시 야경

#경린 2015. 12. 31. 19:48

 

안민고개에서 내려다 본 진해 야경


겨울사랑 / 고정희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슥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면서 어딘가로 흘러가버린, 흘러가고 있는 시간들의 꼬리를 따라 가 본다. 내게 몇 번의 겨울을 함께 할 힘든 날들을 견디게 할 그 시간들 속의 묵직한 그리움 차가운 겨울바람이 따뜻함으로 스치는 밤

 

 

야간운전으로 대교를 지나온 적은 있었지만 마창대교의 이런 환한 풍경을 처음으로 접했다. 밤이 낮보다 훨씬 더 풍부한 색을 가지고 있다는 고흐의 말과 그림이 생각나는 풍경 내게 몇 번의 겨울을 함께 할 힘든 날들을 견디게 할 그 시간들 속의 반짝임 다사다난했던 한해 베풀어주신 삶에 감사드립니다. 밝아오는 새해에도 가정에 평온과 안녕이 함께 하길 바라고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들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창대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