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산청 토담과 돌담이 아름다운 남사예담촌

#경린 2016. 6. 17. 20:08



덕천서원을 둘러보고 근처에 있는 남사예담촌으로 향했습니다.

남사예담촌은 남사마을의 별칭으로 아름다운 토담과 돌담을 간직한 마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담장 너머로 옛선비들의 기상과 예절을 배우자라는

취지에서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산청 남사마을 옛 담장"이라는 명칭으로 등록 문화재로 지정된 최씨고가로 들어가는 토담과 돌담


돌담과 돌담을 뒤엎은 담쟁이가 어우러진 풍경이 정겨움을 먼저 안겨주며 반겼습니다.

남사예담촌은 조선시대 이후 성주이씨, 밀양박씨, 진양하씨 등이 대대로 살아온 유서깊은 마을로

과거 학문을 숭상한 많은 선비들을 배출했다하여 양반고을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로 지정된 남사마을 같이 둘러보시지요.^^



제일 먼저 문화재로 지정된 '산청 남사리 최씨고가'로 들어 가려는데

최씨고가 솟을 대문 앞이 홍수가 났습니다.


" 님아! 이 강을 어쩌리오?"

"어피라"(업혀라)

두 말도 않고 지기가 등을 내밉니다.

"안돼 내 몸무게가 얼마나 무거운데"

"고마 어피라! 이럴때 한 번 업어 보는거지"


그래서 못 이기는 척 님의 등에 업혀 그 강을 건넜습니다.ㅎ



최씨고가 대문에는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거북문고리가 있는데

드나드는 모든 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문고리하나에도 조상님들은 남을 위하는 깊은 뜻을 담은 듯합니다.

왼쪽이 암거북이라고 합니다.^^



최씨고가 뒷쪽으로도 집이 있는데 그 곳에는 관리하시는 분인지 후손이신지

사람들이 기거를 하고 있었습니다.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화장실도 보고 오라 정보를 가지고 갔는데

문들이 잠겨 있고 사람이 살고 있어 더는 들어가보지 못했습니다.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옛모습의 뒷간을 찾을수가 없고

길은 막혀  더 들어갈 수도 없어 되돌아 나왔습니다.




다시 솟을대문앞 홍수강.....

"그냥 내발로 건너갈래요"

"마당쇠가 있는데 무슨, 마님 업히소서"


그래서 또 업혀 건넜습니다. 마님도 아님시롱...ㅎㅎ


그리 많은 양의 비도 아니었는데 대문앞의 물이 갈 곳을 모르고

이러고 있으니 참 난감..........

배수로 정비를 다시 하든지 길바닥을 높이든지 수를 내어야 할 일이었습니다.


뭐....그 덕분에 두 번씩이나 업혀 보는 호사를 누렸지만서도.....^^




이씨고가로 들어가는 입구의 300년 된 회화나무


서로를 향한 두그루의 회화나무 아래를 연인과 부부 그리고

사랑하는 모든이와 함께 지나가면 행운과 사랑을 준다고 합니다.^^


회화나무는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일을 가져오는 나무로,

중국에서는 출세의 나무, 서양에서는 학자의 나무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회화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학자가 나오거나 부자가 된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궁궐이나 양반집에 많이 심겨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을어귀에

심어 잡신을 쫓고 마을을 지키는 수호목으로 삼기도 하였답니다.



남사예담촌에서 제일로 이쁜집이라고 하는 성주 이씨의 종가



이 곳에도 안쪽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다시 왔던 길을 돌아 나와 마을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마을을 휘돌아 감고 지나가는 남사천



남사예담촌의 담들은 담장 안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습니다.

담이 높은 이유는 예전에 선비들이 말을 타고 가도 집안이 보이지 않도록,

바람이 많은 곳이라고 해서 바람을 막을 용도로, 그리고

옛날 집을 소독할 때 연기로 소독을 해서 담이 높다고 합니다.



한말의 유학자인 정제용(1865~1907)을 기리기 위해

그의 아들 정덕영과 장손이 만들었다는 사양정사(泗陽精舍)


한옥의 변화양식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라고합니다.



220년 된 단풍나무

남사예담촌에는 나무들도 집들만큼 예사롭지가 않았습니다.



단풍나무 앞에 있는 정씨 집안 별채인 선명당은

전통한옥의 아름다움과 운치가 한껏 느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 많은 감나무로

2010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측정한 결과로는 수령이 700년 이라합니다.

전형적인 토종 반시감으로 산청곶감인데 아직도 감이 열리고 있다는게 신기하였습니다.




전통가옥을 보존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면서 찾는 사람들을 맞아 정을 나누는 작은 마을 남사예담촌은

지리산 초입에 자리잡았고 안동하회마을과 더불어 경상도 대표적인 전통한옥마을입니다.


안동하회 마을보다는 규모가 작은편이었고 찾는 이 또한 그렇게 많지는 않은 듯했습니다.

하기는 너무많아도 문제이기는 하지만서도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며 지켜나가는 배움의

휴식 공간으로 보존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사랑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럴려면 담장 너머 그 옛날 선비들의 기상과 예절을 담은 아름다움의 보존과

현재의 지키미 사람들의 불편없는 생활이 보장되면서 찾아오는 이들의 발걸음을

다시 오게 할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을 어떻게 하면 더 어필을 할까 고민을

좀 더 하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디가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마을을 돌아보는 길이 이어지지 않으면서 아직은 많이 산만하게 느껴졌습니다.

해묵은 담장을 따라 우리조상들의 정서와 삶의 모습을 돌아보는 산책길처럼

편안하면서도 끊임이 없이 소통하듯 이어졌으면 좋겠다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