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바느질

아들 남방 리폼

#경린 2018. 8. 10. 19:47


아들애 남방을 리폼하였던 옷을 꺼내 입으니 아들생각이 났다.

남방색깔이 이뻐서 리폼을 해서 내가 입어야겠다 생각을 했지만

사실 손바늘질로 대충 오리고 기워 만들어야 하는 형편이라 나 자신도

확신을 할 수 없었는데 생각보다 잘 만들어져서 몇 해째 잘 입고 있다.

올해도 그 옷을 꺼내 입었고 아마도 해마다 오래오래 입지 않을까 싶다.


리폼을 생각했을 당시는 제법 그럴 듯하게 만들어 질 것이라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과정에 대한 사진을 찍지 않아

여기저기 추억사진앨범 카테고리를 뒤져 필요한 사진들을 찾아 내어 재구성 해 보았다.^^


리폼 한 남방은 위 사진에 아들이 입고 있는 살구색 남방이다.

아들애가 학교 다닐 때 이뿌게 잘 입고 다녔는데 어느 날부터 입지 않길래 물었더니

한 계절 입지 않고 기숙사 창가 옷걸이에 걸어 두었다가 한 쪽 어깨부분 색이

햇볕에 바래 입지 못한다고 하였다. 면도 좋고 색깔도 이뿌고....어찌 내가 입어 볼까?

넘 슬림하고 타이트한 디자인이라 그냥은 못 입겠고.....

저 남방이 어찌 변신을 할 지....ㅎㅎ


 



나의 리폼은 모두 손바늘질로 이루어진다.

재봉틀이 없기 때문이다.ㅎㅎ

아....친정엄마가 사용하시던 재봉틀을 내가 가져 와서 있기는 하다.

지금도 아버지께서는 옴마보다도 발재봉틀을 잘 돌리신다.

그런데 나는 자꾸 실만 끊어 먹고 잘 안된다.

차라리 그냥 손으로 하는게 편하다.

요즘 나온 재봉틀은 한 번도 사용을 안 해 봐서 우찌 하는 지도 모른다.^^

바느질 하는 것을 좋아 하는 편인데 가만 생각 해 보면

여태까지 그것을 배우러 갈 생각을 안 해 본 거 같다.

아마도 간절함의 무엇은 아니었나 보다.^^


1. 남방의 카라가 불편한 요소라 뜯어 내고 목 부분은 박음질로 간단하게 마무리

갑갑함을 해소 하기 위해 앞 목 부분의 첫단추 부분까지 잘라 내고  제일 위 단추는 제거


2. 소매는 깨끗히 뜯어내기

어깨 부분은 내 어깨 사이즈에 맞춰 살짝 줄여 오려 내고

 암홀 부분은 깊게 파여 있어 덧대어 암홀 사이즈를 줄여야 했기에 바늘질은 일단 보류


3. 타이트하고 좁은 품 늘리기

남자 남방이라 가슴 부분은 맞는데 허리쪽으로 내려오면서

 슬림하고 타이트한 디자인이라 품이 좁았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까??

뜯어 낸 소매 부분을 부채꼴 모양으로 잘라 내어 품을 늘렸다.


4. 깊게 파인 암홀 보완하기

남방 소매의 암홀이라 디자인이 깊게 파여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으면 속옷을 챙겨 입어야하는

불편함이 따를 듯했다. 속옷을 입지 않아도 될 면천이라 이것만 해결하면 되겠는데...

품 늘리는데 사용하고 남은 소매 부분을 반달 모양으로 재단하여 깊게 파인 암홀 부분에 덧 대어 박음질


완성~~~~


나쁘지 않은데?? ^^


사실 요즘 이월상품에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 되어 있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상품들이 널려 있는데 굳이 왜 그 쌩고생을 사서 하느냐고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좋다....흡족....씨익~~

우리 아들이 입던 옷이지 않은가....^_____________^


왼쪽 아들애 옷이 오른쪽 내 옷으로 변신~~~ 


리폼하였던 날 기념사진을 찍어 아들애에게 보내주었던 사진이다.

아들애의 반응

"아들~~ 이 옷 오대서 많이 본 거 안같나?"

"어...마이 본 거 같은데....그 거 내옷 아이가?"

"어, 맞다. 어때?"

"하이고 엄마...그걸 또 새로 만들었나? 잘 만들었네. 잘 어울린다."

아들도 사뭇 .....흐뭇......^______________^

 

 

애들 어렸을 때는 내 옷을 뜯어 아이들 옷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아이들 자라서는 아이들 옷을 뜯어 이것저것 만들어 내가 입기도 하고 앞치마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다보니 또 만들었나 하는 것이다.^^

 

 

이 쯤 되면 사람들이 간혹 묻기도 한다.

"도대체 못하는 게 뭐에요?"

사실 못 하는 거 천지다.

다만 내 일을 책임지고 갈 만큼의 어깨복과

일을 미루지 않을 만큼의 성실함을 타고 나 기본은 하고 사는 듯하고

다행히 손재주가 조금 있어 손으로 하는 것을 곧잘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