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겨울 부산여행

#경린 2016. 12. 26. 20:52

 

송도 스카이워크

 

 

딸냄이가 송도 스카이워크도 가보고 싶고 태종대도 가보지 못해 가보고 싶다하여

1박2일 부산여행 날을 잡았는데 날이 잔뜩 흐림이었습니다.

뭐 흐려도 어쩌겠는가 셋이서 날짜 맞추기가 쉽지 않으니 일단 고고~~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바다위 구름다리 같은 스카이워크를 걸어보고

태평양을 바라보는 행운의 자리에서 찰칵 기념사진도 찍고

파도 철썩이는 해안 바위 위로 내려와 보니 바위 틈 사이사이 작은홍합들이

따닥따닥 징그럽도록 많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게 뭐야?"

"이게 크면 우리가 먹는 그 홍합이 되는거야"

"이렇게 옹기종기 붙어가지고 어떻게 자라?"

"그러게...우찌 자라지?? 좌우지간 이게 자연산 홍합이야

우리가 먹는 건 양식홍합이고.."

 

차암 대답이 옹색하기 그지없지만 아는 것이 없으니..원...^^

 

우리 어렸을 적에는 바닷가 가면 바위에 엄청 큰 홍합들이 붙어 있어서

그걸 따다가 바닷가에서 삶아 먹기도 하고,

또 집으로 가지고 와 또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도시 인근의 바닷가 해안에서는 그냥 보기만하지

누구도 그걸 따다가 먹을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오염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제는 그렇게하지 않아도 먹을게 넘쳐남입니다.

그기다 요즈음이 홍합이 제철이라 마트에서는 3000원 이면 홍합을

한소쿠리나 줍니다. 가끔 소주 안주로 땡초와 대파 넣고 삶아주면 좋아라합니다.^^

 

 

 

 

 

 


영도다리가 올라가는 시간에 맞출 수 있을 듯하여 자갈치 시장을 지나 영도다리로 갔습니다.


자갈치 시장은 여전히 활기가 넘치고 사람들로 북적였으며

없는 생선이 없고 생선 사이즈와 그 스케일도 입 벌어질만치 어마무시 하였습니다.

 

 

 

 

 


 

 


 

우리처럼 영도다리 올라가는 풍경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낚시를 하기도 하고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공연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흥겨운 트롯트 음악에 맞춰 어린아이도 어르신들도 어울려 춤을 추는

어울림 한마당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였고

우리 민족은 참으로 흥겨움이 많구나 싶기도 하였습니다.^^

 

 

 

 

 


 

 

곧 다리가 올라갈 것임을 알리는 싸이렌 소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일순간 영도다리쪽으로 모읍니다.


다리가 서서히 올라가고 한 두대의 배가 지나가는 풍경에

사람들의 환호가 섞이고 핸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 바빴습니다.

역사속으로 사라진 풍경....그대로 묻혀 버리지 않고 이렇게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너도 영도다리 올라가는 것 보러 왔니?

그런데 가만히보니 목줄이 짧게 묶여 있어 오도가도 못하고 그자리 그대로

꽉 박혀 있어야 하는 신세이지 뭡니까.......오마나......

저래 놓고 주인은 영도다리 올라가는 것 구경 간 모양.....ㅠ.ㅠ

 

 


 

 


 

 


자갈치시장 건어물 코너를 빠져 나오면서 맛나 보이는 햇김을 사 왔습니다.

옆의 파래김보다 2배반이나 비싼 가격이라 얼마나 맛나길래 싶었는데

빤닥빤닥 윤기도 그렇고 먹는 식감도 그렇고 고소하니 맛있었습니다.

물건을 잘 모르면 값을 비싸게 치르면 된다는 말이 여기에 통하는 가보다 싶었습니다.

 

남포동 국제시장골목을 누비며 씨앗호떡도 사먹고 납작만두도 먹었습니다

납작만두는 창원에서 먹는 것만 못한 맛이었지만

주말의 폭발하듯 나온 사람들 틈에 서서 먹는 그 맛으로 먹는 듯했습니다.

 

 

 

 

 


 

 


 

태종대 가기 전에 몇년전 부터 입소문과 영화 범죄와의 전쟁, 변호인, 

 무한도전 부산 추격전 편에 나오면서 더욱더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흰여울문화마을로 갔습니다.

 

좁은 골목길과 작은방, 부엌, 옹기종기 모여 사는 동네에

집집마다 벽화가 예쁘게 그려져 있습니다.

예전 힘들었던 시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동네라 영화의 시대적인 배경무대로

많이 등장하게 되는 듯합니다. 변호인의 송강호가 선택의 갈림길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담배를 한 대 물고 생각에 잠겨 있는 장면을 재현 해 보자며

지기가 저에게 담배 한 대를 손가락에 끼우고는 그 자리에 앉아보라고 시킵니다.

웃기게도 저는 또 그것을 시키는대로 따라합니다.^^

 

저는 이런 동네에서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아주 생소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딸아이는 많이많이 낯설어하였습니다.

 

 


 

 

 

 

 


태종대에서는 순환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리고 싶은 곳에 내려


풍경을 구경하기도 하고 바다 가까이까지 내려가 보기도 하였습니다.

내려가고 오르고 하는 계단이 많이 힘들었는데 딸아이는 저 보다 더 힘들어했습니다.

요즘애들은 우리들보다도 더 운종부족이 아닌가싶습니다.

 

비가 쏟아질 듯하여 우산을 준비하였더만 역시나 중간에 비가 쏟아졌습니다.

우산을 받쳐 들고 벼랑길 계단과 바위길을 걸어야하니 더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비는 만나는 시기....때와 장소에 따라 반가운 손님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손님이 되기도 하는 듯합니다. 하기는 세상사가 다 그렇지만요.^^

 

비 오고 바람불고 날씨가 엉망인 가운데도 갯바위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바라보기만해도 너무나도 위험 해 보였는데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은

누구도 못 말리는 열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도 내리고 해도 저물고 광안리로 자리를 옮겨 맛난 활어와 소주도 한 잔 했습니다.

지기와 딸냄이는 술을 좋아하는지라 주거니 받거니 화기애애 소주 맥주 4병 정도를

둘이서 마셨습니다. 여기까지 아주 기분이 좋고 말짱한 듯 보였습니다.

 

광안리 해변으로 나와서는 둘이 죽이 맞아 곱창집으로 2차를 갔습니다.

부산에 오면 또 곱창을 먹어줘야한다나 우짠다나..

사실 딸냄이 주량이 어찌 되는지 궁금하기도 하였고 이참에 제대로 알아두는 것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활어와 술을 1차에서 그렇게 먹고도 곱창집에서 또 곱창전골과 소주 맥주를 3~4병 정도 더 마셨습니다.

저는 1차에서 소맥을 한 잔 정도 마셨고 2차에서는 음료수로 대신했습니다.

지기와 딸은 주거니 받거니 서로 비슷한 양을 마셨습니다.

서로 좋아하는 것이 같고 얘기도 통하고 하니 아주 신이 난 것입니다.

그 바람에 3차를 가잡니다.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배가 불러 더 이상 들어갈 배도 없는데

3차를 또 가자니....하이고야....술 힘이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둘이서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걸어가는 것도 그렇고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저는 감이 잡히지가 않았습니다.

이 사람들이 완전히 취했나? 아니면 아직 더 마실 수 있는 것인가.....??

3차를 가자는대로 가야하나 이제 그만 마시게 해야하나.....??

 

안되겠다 숙소로 가야지...하고 주차장으로 가자는데

우짠지 엉뚱한 곳으로 가면서 자꾸 그 쪽이 주차장쪽이 맞다고 둘이 똑같이 우깁니다.

아니야 그 쪽이 아니고 이쪽이야 하고 제가 잡아 끌었지만

제가 워낙에 길치이고 밤눈이 어둡다는 것을 두 사람 다 아는지라

자꾸 엉뚱한 방향이 맞다고 우기며 주차장과는 정반대로 가는게 아닙니까..??

아무리 평소에는 길치이지만 이런 위기상황에서는 또 정신 반짝 예리한지라

이 사람들이 만땅으로 취했다 싶어 양팔에 한 사람씩 꿰어 차고 제가 생각한 방향으로 이끌고 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참을 걸으니 광안리 해변이 반짝반짝 나타났습니다.

휴우~~~~

 

내가 직접 운전을 하겠다 해도 두 사람이 또 똑같이 술도 마셨고 밤눈까지 어두운 엄마의

운전실력을 못 믿는다며 주말이라 한참을 기다려야하는 대리운전을 기다렸습니다.

저는 몇 시간 전에 한 잔 마신 술이라 술은 이미 다 깨었고 술은 자기네들이 취했는데

자꾸 저보고 술이 취했다는 것입니다.나는 내가 멀쩡하니 이 사람들이

정말 취한거야 아니면 아직 멀쩡한거야 싶었구요.

저는 사실 두 사람의 이런 꼴을 처음 접하는지라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다음날....

두 사람 다 곱창집의 중간 싯점부터 필름이 끊겼지뭡니까....하이고

그 뒤의 이야기들을 아주 그냥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세상물정 몰라 세상물정 가르쳐 줄려고 했던 어린 딸은 그렇다치고

지기는 자기 주량을 뻔히 알고 있을 것인데 그것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그 지경이 되도록 마셨다고 저에게 혼쭐이 났습니다.

두 사람 다 내가 볼 때는 주량이 2병으로 2병까지 기분좋은 듯하니

앞으로는 절대 2병 이상은 마시지 않도록 하라고 엄포를 놓고

마무리를 지을려고 했는데 우짠지 두사람 다 진정으로 인정도 반성의 기미도 없고

제 말을 잔소리라고 생각하는 듯 한 것이 어제의 기억이 괴씸하기도 하고

자꾸 놀려주고 싶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술 마신 다음날 전날의 얘기를 되풀이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나 뭐라나....

둘이 또 똑같이 그리 말을 합니다.

말은 안해도 미안해하고 반성한다나 뭐라나.....

 

말을 안 하는데 우찌 아는감요??

미안하면 미안하다 해야하고 앞으로는 그리 안 할 것이면 아니한다 해야 알지..??

그리고 술마시고 하는 말이 진심이라고들하니 그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

말 한 장본인은 기억 안난다하면 그만이지만

들은 입장에서는 궁금하기도 하지않겠습니까?

그 순간에는 뿔따구가 나고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다는 것으로 저도 정리를 하였습니다.

듣기 싫다는데 말 해 뭐하나요.^^

 

근데 오늘 포스팅을 하며 또 반복하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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