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주저림

나는 우아하고 고상하게 늙고 싶다.

#경린 2018. 2. 12. 22:50

 

 

 

날이 유난히도 추워서 그런가

올해는 년초부터 부고소식이 이어졌다.

 

요양원에 계시거나 투병 중이셨던 분들의 부고였다.

구순을 넘기셨거나 병환으로 고통받으셨거나

또는 요양원에 오래 계셨거나....

하지만

이래도 저래도 부고소식은 주위의 기운을

착 가라앉게 하였는데 특히나 친구어머니의 소식은

며칠을 멍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지난봄 폐암선고를 받으시고 수술을 하고 입원을 하고...

그렇게 1년을 넘기지 못하시고 가셨다.

지난겨울 "어머니가 올겨울을 못 넘기실 것 같아"라고 해서

친구들이랑 같이 병문안을 갔었더랬다.

 

팔순이 훌쩍 지난 연세에도 여전히 고우신 얼굴에

우리들 얼굴과 이름을 다 기억하시고

하나하나 불러 주셨더랬는데........가시고나니

맘이 우찌그리도 허한지......

내맘이 이러할진데 친구맘이야 오죽할까....

 

 

어머니 보내고 친구의 맘이 허 하였는지

어머니 보내드린 곳 바다가 보고 싶다고 내려왔다.

그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오랜시간을 얘기를 나누었다.

바다가 보이는 이뿐 카페 '달뜨는 비오리'

 

부모님들 연세들이 다들 고만고만한지라

이야기의 주제는 대부분이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와

우리들 노년의 이야기들로 이어졌다.

어느새 먼 얘기가 아닌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들 사는 이야기가 그만그만하다.

그 중 어머니 여윈친구가 요즘은 제일로 애를 많이 쓰는 듯

친정어머니 병중이시다 돌아가시고 친정아부지 병환 중이시고

시어머니는 치매성파킨슨......키도 작고 덩치도 작아

뒤에서 보면 초등학생이라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작은 덩치로 그 수발을 다 들고 있으니 대단....


나이가 들면 어린아이가 된다지만 어린애는 귀엽기라도 하지

말을 하면 알아라도 듣지....잘못된 것은 고치기라도 하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고집은 더 세어지고 삐지기도 잘 하고

했던 말 또하고 또하고......우리는 그러지 말자.....

하지만 어쩌랴 우리라고 별 수 있을까....

그래도 우리는 그러지 말자....



 

요즘은 100세인생이라 보험을 100세 만기로 다 갈아탄다는 주제가 나오자

80 넘어 걸린 큰병... 그걸 고쳐 뭐해...80세 만기면 족하지...

70 이후는 덤으로 사는 인생이다 생각하고 감사하며 봉사하며

욕심도 간섭도 하지 말 것이며 80 이후에 연명의료는 하지 말아야 한다나...

그런가......?

지금이야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과연 그 나이되면 어떤 입장이 될라나...

울 아부지 일흔 이후에 큰병 앓으시며 얼마나 억울해 하셨던가

어찌하여 돈으로도 고칠 수 없는 병을 나에게 주셨나요. 하시면서.... 

우리도 금방 코 앞에 닥쳐 올 일들이다...


나는 우아하고 고상하게 늙고 싶다. 다들 그렇겠지만....^^ 

 

까페 달뜨는 비오리 야외테라스


 


요즘 바닷가로는 둘레길이 바다 위로는 스카이워크가 유행인갑다.

 저도 연육교에도 유리 공사를 하여

바다를 훤히 내려다 보며 걸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멀리서 온 친구들을 위해 저도 연육교 다리를 건너 보기로 했다.

겨울바닷바람이 어찌나 차갑고 사납게 불어 샀는지...

살아 있으니 이 차가움도 느끼는 것이리라

죽을까 겁들은 많아 가지고 바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유리 위를 당당히 좋아라 걷는

사람은 없었다. 간간히 같이 온 사람 겁을 주며 유리 위에 밀치기를 하는 사람들을

더 쉬이 볼 수 있었던......닥치면 무섭다....

 


연육교 구다리에는 사랑을 명세하며 주렁주렁 자물쇠들이 많이도 걸려 있었더랬다.

다들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헤어지지말고 사랑하자 하며 자물쇠를 걸었으리라

그리고 자물쇠 잠근 쇠때(열쇠)는 저 바다에 퐁당 던졌으리라..

그들은 잘 살고 있을까...?

연육교 다리공사를 하면서 그 맹세도 물거품이 되었으려나...? ^^


다리 공사를 하면서 그 많던 자물쇠들을 없애 버리고

한 쪽에 자물쇠를 걸수 있도록 구조물을 만들어 놓았다.

그 사이 새자물쇠들이 많이도 걸렸다.

주렁주렁 풍년인 사랑의 맹세들

 

저도 연육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