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주저림

아파트 화단 가득 피어 오른 봄꽃들과의 인사

#경린 2018. 4. 8. 20:35





지난주 찍었던 매화와

벚꽃


 비가 왔다가 눈이 왔다가 하는 와중에도

 아파트 화단에 매화, 벚꽃, 산수유 등 봄꽃들이 떼로 피어나

봄을 즐겨라, 밖으로 나와라 하고 시위를 하더만

오늘 나가보니 먼저 피었던 봄꽃들은 다 지고 그 다음 타자들이

조금 더 짙은 색감의 눈빛으로 방글방글 웃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지상에는 주차장을 아예 없애 버리고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위치 시켜

각 지정 된 주차장으로 엘리베이터가 바로 연결이 되니

출퇴근 길에도 이 아름다운 꽃들이 춤을 추는 길을 걸어보지 못하였습니다.

 


비가 온 뒤 기온이 뚝 떨어져 어제 외출길은 바람이 많이 차고 추웠었는데

오늘은 어제보다도 더 기온이 떨어진다길래 나가볼까 말까를 망설이다

겨울바지 꺼내 입고 소쿠리 옆에 끼고 작은 칼 하나 챙겨 나왔더랬습니다.


딸냄이가 등굣길에 보면 아파트 후문쪽 들녘에 쏙 캐는 아주머니들이 많다하였지요.

주저없이 후문으로 나갔습니다. 하얀 싸리꽃이 봄햇살에 반짝반짝 손짓하는 산책길 너머

들녘에는 몇몇 아주머니들이 쑥을 캐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조팝나무꽃 핀 왼쪽으로는 지금 한창 시민들을 위한 공원을 조성 중이어서

올라가 보았습니다. 얼마나 지었나.....아직은 길 정도만 닦아 놓은 상태

여름은 되어야 완공이 될려나??

아파트 뒤로 전부 산인데 무슨 공원이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산은 산이고 공원은 공원이고...ㅎㅎ

사실 요즘은 여자 혼자 산에 가기도 무서운 세상이잖아요.

공원이 완공되면 숲속 거닐 듯이 산책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지금도 사진으로 보시다싶이 아파트 둘레로 산책로가 있기는 하지만 잘 조성 된

공원하고는 또 비교가 아니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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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숲에는 놀라울 정도로 쑥이 많았습니다. 그야말로 쑥밭

그리고 생각보다도 더 많이 쑥이 쑤욱 자라 있었습니다.

지난주에 어린쑥을 조금 얻어 쑥국을 끓여 먹었는데

그 맛이 어찌나 맛난지 그 생각만 하고 나왔는데....

오마나 쑥이 자라도 너무 자라버렸네욤...잉


그래도 칼을 들고 나왔으니 일단 캐서 가 보자...뭐라도 해 먹지 뭐...ㅎㅎ


1시간만에 소쿠리 하나 꾹꾹 눌러 담아 캤습니다.

쑥이 갱년기 여성에게도 좋다하니 일단 욕심껏 캤습니다.

해 먹는 방법이야 네이버양에게 물어보기로 하고...ㅎㅎ



아파트 둘레길을 따라 산책을 하고 마트에 들렀습니다.

어제 학원근처 재래시장에서 오늘 쑥 캐러 들고 갔던 노란바구니에 담긴

계란 30알을 4,000원 주고 샀더랬습니다.

계란 파동이 났을 때는 계란 한 판에 8,000원씩 하기도 하였으니

4,000원이면 이제 원래대로 가격이 회복하였구나 하고 싼맛에

바구니는 필요도 없는데 사 왔더랬지요.

그런데 오늘 아파트 마트에 가니 계란 한 판에 2,890원이라네요.

하이고야 계란값이 언제 또 이렇게 쑤욱 내려와 버렸네요.

계란 30알이 3,000원도 안한다는 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모르겠습니다.

좌우지간 저렴한 건강식 국민 먹거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제발 먹는 것에 장난치는 그런 일만 없으면 말입니다.




마트에서 우리동으로 오는 길에 만난 봄꽃들

어찌나 이뿐지요.

봄은 봄입니다.

그런데 라일락꽃이 벌써 피어나 그 향기가 그윽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봄이 또 휘리릭 사라져버릴 듯합니다.


놀이터에는 아이들 소리가 왁자왁자

놀이터 주위 노란빛은 산수유 나무인데 꽃은 지고 아주 쬐그맣게 열매들이 맺혀 있는 모습입니다.

잎들도 뾰족뾰족 올라오고 있구요. 가을에는 빨간 열매를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아이들은 자기네들이 놀고 있는 놀이터 주변의 노란 불빛같은 저 나무가

산수유꽃이었다는 것을 알려나 모르겟습니다. 놀이터 근처에 푸른 상록수도 좋지만

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산수유를 심은 것은 참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나 싶은 것이

조경을 담당한 업체에게 별 5개 날려 주고 싶었습니다.^^



봄이 오고 가고 세월이 오고 가고.....

'인생다큐 마이웨이'라는 티브프로에서

'82세 현미의 후회 없는 인생'을 체널 돌리다 우연히 보았습니다.

장님가수 이용복이 운영하는 까페에서 노래하는 부분부터 보았는데

82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성량으로 노래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습니다.

집도 날리고 보석도 도둑 맞고 교통사고로 3개월 동안 활동을 못해

금전적으로 여의치가 않았지만 노여가수의 모습에는 소녀스러운 웃음을 간직한 밝음이 있었습니다.


혼자 산지 40년이 된 그녀는 외롭지 않을 노년을 위해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였고

데뷔 61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준비한다하였습니다.

82세라는 나이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환한 긍정의 에너지를 날려 보내는 그녀

하고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은 이러한 긍정의 힘을 삶에 실어 주는 듯합니다.

하고 싶은 거, 좋아하는 거는 잘하는 거와는 또 다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맘만 먹으면 뭐든 잘 할 자신이 있거든요.ㅎㅎ

좋아하는 거,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노년을 위해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