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마음을 열고 가는 절집 개심사와 소담스런 천 년 고찰 문수사

#경린 2018. 5. 27. 15:20



우리나라 동쪽은 울퉁불퉁한 산맥이 건강하고 굵은 혈관을 연상시키며

숲으로 들어가면 길을 잃을 듯하면서도 깊이를 알 수 없는 계곡의 험준함이

압도적인 반면 서쪽은 평평하고 넓직하면서 나즉막한 산지들이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보이며 가도가도 비슷한 모습으로 펼쳐졌습니다.


민둥산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누런 황소들의 모습

시간이 느릿느릿 조용히 가는 듯한 느낌


사회시간 동고서저 외우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여행을 하면

자연스럽게 그것을 이해할 듯합니다.



서산 개심사는 귀동냥으로 여러번 그 이름을 들었던 절집이었지요.

절집 아래 주차장에 도착하니 상가들이 제법 형성 되어 있는 것이

제법 사람들이 찾는 절집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절집 입구의 이러한 풍경만으로도 요즘은 절의 규모와 상황을 대충은 짐작을 하지요.^^



일주문을 지나 500m 정도 한적하면서도 초록이 우거진 포장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오는 길손을 멋들어진 포즈로 반겨주는 노송의 모습에

절집에 거의 다 왔나보다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랜 절집 근처에는 꼭 멋들어진 노송도 함께하니까요.^^


마음을 열고 가는 절집

개심사를 알리는 돌비석과 함께 운치있는 돌계단이 나타나네요.

숲과 개울로 이어지며 초록으로 어우러진 풍경

시멘트길보다는 확실히 절집으로 가는 길 분위기가 납니다.^^


돌계단이 상당히 이어집니다.

그러나 크게 가파르지 않아 오를만합니다.

그늘이 계속 함께 하니 바람도 시원하구요.


계단을 다 오르니 제일로 먼저 큰 배롱나무 그늘이 내려 앉은 연못이 나왔습니다.

연못 너머 초록이 사이로 범종각의 모습이 보였는데 이 범종각이

보통 절집의 사천왕문의 역할을 해 주는 듯했습니다.


속세와 절집의 연결다리 통나무를 건너오는 아이

신록사이로 반짝반짝 빛나는 평화로운 풍경







초파일을 즈음한 절집은 어느 곳이나 오색찬란한 등의 물결이 한자리를 제대로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피어난 모습이기도 하겠지요.



개심사 대웅보전 앞마당에도 등을 설치하기 위한 쇠기둥들이 어수선하게 펼쳐져 있고요.

예전에는 절집 둘레로 등들을 뱅 돌아가며 달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어딜가나 대웅전 앞 마당에 등을 빼곡히 다는 모습이었습니다.

티브에서 보니 대웅전 내부가 협소하여 초파일이면 대웅전

앞마당에 자리를 깔고 사람들이 앉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 하기도 하는 모습이었는데

마당에 그늘을 만들어 주기 위함인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등이 대웅전 앞마당의 지붕 역할을 하며

다 덮어 버리는 풍경이 낯설기도 하고 써억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아담한 앞마당 둘레로 건물들이 뱅 돌아가며 배치 되어 있는 모습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의 말사이다.

사적기에 따르면, 651년(의자왕 11) 혜감국사()가 창건하고

개원사()라 하던 것을 1350년 처능()이 중창하며 개심사로 고쳤다.


- 두산백과에서 가져 온 글


절집의 기둥들이 다듬지 않은 생긴 그대로의 통나무를 사용한 것이

천 년 고찰의 중후함과 운치를 더해 주는 듯도 하였습니다.






고찰을 찾아 가면 절집과 함께 오랜 세월을 보낸 배롱나무 노목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개심사에도 멋들어진 폼새의 배롱나무들이 많았습니다.

붉은 배롱나무 꽃이 필 즈음 가면 그 풍경이 차암 아름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찾았을 때는 개심사 절집 한 쪽에 전시회장이 마련 되어있었습니다.

고재에 그린 그림들이었는데 작가가 현장에서 직접 그리고 있었습니다.

고재에 올려진 그림들이 멋있었습니다.


통나무 다리를 건너 다시 속세로....



멋진 소나무의 배웅을 받으며...



어딜가나 한가로이 연결되는 서산의 산세

평화롭게 한적하게 자유롭게 풀을 뜯는 황소들

펼쳐진 산야에 그늘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소들에게는 휴식의 장소일 듯 합니다.

서산 한우하면 건강함이 절로 느껴 질 것 같은 풍경입니다.


 

작은 천 년고찰 문수사의 일주문


서산 여행을 계획하면서 검색을 통해 알게 된 문수사

4월 중순 이후 겹벚꽃이 아름다운 천 년 고찰로 소개가 되어 있었고

개심사와 문수사는 가까운 거리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자박 자박 오르는 길 가로수가 모두 겹벚꽃

꽃이 절정이었을 때는 참으로 황홀한 길이 아니었을까 싶은 길에는

5월의 신록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습니다.


겹벚꽃 피었을 때 모습을 참고하시라고 그 시기의 사진을 업어 와 봤습니다.^^

이 즈음에는 사실 우리나라 어딜가나 아름다운 풍경 이겠지만

가까이 계시는 분들이라면 이 황홀경에 한 번 빠져 보심도 좋을 듯합니다.

 그 길 따라 올라 소박한 천 년 고찰의 마당도 거닐어 보시고....^^





우리가 갔을 때는 여름을 알리는 꽃들이 반겨 주었구요

초파일 준비로 역시 대웅전 앞 마당은 등들이 똬악~~~~

절집도 마당도 소박하였는데 마당 한 쪽에서 넓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는 배롱나무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인 수덕사()의 말사이다.

창건연대 및 창건자는 미상이나 가람의 배치 등으로 미루어보아 고려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도둑의 무리들에 의하여 극락보전만을 남긴 모든 당우들은 불타버렸다.

1994년 무렵 산신각과 요사를 지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극락보전을 중심으로 산신각과 요사인 무량수각 등이 있다.

이 중 고려 말에 창건된 문수사극락보전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되어 있다.


1973년문화재관리국에서도 극락보전에 안치된 충청남도유형문화재 제34호인 문수사금동여래좌상을

조사하였고, 불상의 복장()에서 발원문을 비롯하여 모시로 된 단수의()와 쌀·보리 등

많은 유물들이 발굴되었는데, 이 발원문은 1346년(충목왕 2)에 쓴 것이다.


이를 통하여 극락보전이 고려시대에 건립되었고 조선시대에 중건된 건물임을 추정할 수 있다.

 극락보전은 조각수법이 수려하고 웅장할 뿐 아니라 많은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다.

주불인 여래상을 비롯, 아미타불·미륵불·나한상·보살상과 각종의 탱화가 봉안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문수사 [文殊寺]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천 년 고찰의 위용을 기대하고 가신다면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찰의 고즈넉함과 소박한 절집의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절집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