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 준다는 관룡사

#경린 2018. 6. 24. 02:42

 

 

화왕산 정상 연못의 아홉마리 용이 원효대사의 기도 소리에 승천한 산이라하여 구룡산

그 구룡산 능선 동쪽 병풍바위 아래 아담하고 소담스러이 자리한 관룡사

신라 8대 사찰의 하나인 그 관룡사를 찾아 가는 길은 벚나무 가로수길이 시원스러이 이어졌다.

길은 외길의 좀 긴 길이라 사실 내가 운전을 하여 올라가라고 하면....음...좀 생각을 해 봐야 할 듯 한...ㅎㅎ

 

 

 

벚나무 가로수가 아쉬움을 줄 즈음에 석장승이 보였다.

 도로에서 살짝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차로 신나게 앞 만 보고 오르다가는

놓치고 갈 수 있을 듯도 한 곳에 있었다.

길이 있는 것을 보면 차로를 내기 전에는 이 길을 이용했을 지도 모르겠다.

 

 

 

나무로 조각하여 세운 장승은 많이 보았지만 석장승은 처음,

돌이 많은 지역임을 짐작할 수 있다.

 

관령사 가람의 경계로 절을 지키는 석장승...불교와 민간신앙의 결합으로

절을 지키는 수호신 답게 입을 일자로 꾹 다문 모습이나

소박하고 친근함이 느껴졌다.

 

 

석장승뿐만이 아니라 절집 입구의 담과 계단도 모두 돌

그 뿐인가 돌계단을 올라 만나게 되는 관룡사 입구

즉 일주문도 돌담으로 만든 작은 석문으로 정감스러운 모습이었다.

 

 

이런 아기자기한 일주문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높이가 그닥 높지 않아 나만한 키의 사람이 지나가기 알맞은 사이즈

키가 좀 큰 분들은 자동 수그리를 해야한다.

 

 

일주문을 지나 살짝 돌아 오면 다시 돌계단이 나타난다.

이 돌계단 끝에 사천왕문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천왕문에서 만날 수 있는

사천왕상 대신 사천왕들을 그린 그림을 배치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였다.

 

 

사천왕문을 들어서 처음 만나는 범종루

범종루의 법고 아래에는 동물모양의 조각이 법고를 떠받치고 있는 형태였는데

그 점도 또 특이하였다...가만보니 관룡사는 특이한 거 천지...ㅎㅎ

 

 

사천왕문을 들어서 바로 보이는 원음각

아마도 그 옛날에는 작은 일주문을 지나 범종루쪽으로 올라와

원음각 아래를 통과하여 대웅전으로 오르게 되었을 듯한 구조이다.

차로를 내면서 주차장에서 오르기 쉽게 입구를 바꾸지 않았나싶다.

 지금은 원음각 아래를 막아 스님들의 공부방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원음각은 차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누는

마루와 같은 용도로 활용하는 듯하고 원음각에 열려 있는 창으로 내다보는

풍경이 아름답다고들 하는데 들어가지 못하도록 원음각 입구 문을 닫아 놓아

그 풍경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었다.

 

 

원음각에서 바라 본 대웅전

아담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 한 분과 양쪽에 두 보살을 모시는데 반해

관룡사의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과 약사여래, 아미타여래 이렇게

새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것이 또한 특이하기도 하였다.

 

대웅전 앞 마당은 넓지 않으며 대웅전을 중심으로 돌아가며

명부전, 응진전, 칠성각, 산령각, 약사전이 배치 되었다.

넓지 않은 공간에 많은 법당들이 모여 복잡할 듯하지만

오히려 그 모습이 소박하면서도 아담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가만 생각 해 보니 절집들은 넓은 공간이 아니라도 신들을 모두 각각의

집을 지어 모시고 있다. 공간이 협소하고 산이라 비탈도 지고 하면

한 공간에 같이 모셔도 될 듯한데....왜 그럴까??

그것도 모시는 정성일까?

한 공간에 여러 신들을 모시면 안되나?

 

 

관룡사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약사전과 석조여래좌상

임진왜란 당시 관룡사의 모든 건물이 불에 타 사라졌지만

유일하게 이 약사전 만이 화를 면하였다 한다.

약사전은 한 칸으로 된 작은 건물이다. 작지만 기둥을 배흘림기둥으로 하여 고풍스럽고 균형미가 빼어나다.

아픈사람의 기도와 함께 하는 듯한 작은 석탑이 석조여래좌상과 마주 바라보고 있다.

신라 양식이 많이 남아 있는 고려탑이라고 하니 오랜 세월 함께 하여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을 듯하다.

 

관룡사에서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 진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그 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어떤 한 가지 소원을 빌까 머리속이 빙글빙글 돌아갔다.

줄지어 도는 소원이 이리도 많으니 나무관세음보살...ㅎㅎ

 

 

약사전에서 대웅전을 바라보니 주차장에 도착하였을 때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구룡산의 멋진 병풍바위가 호위무사처럼 내려다 보고 있는 듯했다.

 

 

1700여년 이 땅의 불교 역사와 함께 하는 절집 주위에는 그 세월을 느끼기에 충분한

노목들의 어우러짐도 멋스럽다. 관룡사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부도탑이 나오고

부도탑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아름답다고들 하는데 ....

음...다음을 기약하며 패스....

 

 

관룡사엘 가면 또 한 분의 석조여래좌상을 만나고 와야한다.

 정상 방향으로 500m의 산길을 10여분 정도 올라가면 용선대가 나오는데

그 곳에 석조여래좌상이 관룡사를 내려다보며 계신다.

 

 

용선대 가는 길에서 본 관룡사 전경

 

 

용선대로 오르는 길에서 만나게 되는 나무들도

천년고찰 만큼이나 예사롭지 않은 자태들이다.

 

 

돌이 많은 산이라 역시 돌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사진으로 보기에 그 경사가 참으로 만만치 않게 느껴질 것이다.

 

 

실제로 경사가 급한 길이었다.

하지만

 

 

돌과 노목과 세월에 드러난 노목의 뿌리로 이어지는 길은

아름답기까지 하였다.

아이고 저 뿌리를 어쩌누 ㅠ.ㅠ

안타까워라.....

밟으면 아플까 나무뿌리를 피해피해 걸었지만

세월 속에 드러나는 속살은 상처 투성이었다.

 

상당히 가파른 길이었지만 오름이 힘들지 않았고

노목이 만들어 주는 그늘과 풍경의 청량함은

오르막이지만 힘들다기 보다는 편안한 길이었다 생각된다.

 

 

그렇게 10여분을 오르면 바위 위 절벽의 부처님 모습이 두둥하고 나타난다.

저런 낭떠러지에 홀로 계시면 무섭지 않으신지 모르겠다.ㅎ

부처님이시니까 가능...^^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용선대는 바위 그 자체

 

 

오르기가 용이하지 않은 길이라 테크를 만들어 놓았다.

 

 

 

 

테크를 오르다보면 사람의 옆얼굴 닮은 바위가

아래 옥천계곡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을 먼저 만난다.

자연이 만든 신비로운 풍경

 

 

관룡사를 그윽하게 내려다 보고 있는 용선대 석조여래좌상

 

 

석조여래좌상과 그 아래 좌대의 색이 많이 달랐다.

좌대의 색이 올라올 때 보았던 옆얼굴의 바위와 같은 붉은색인 것이

그 옆얼굴 바위와 같은 종류의 바위인가 싶기도 하고

석조여래좌상과 좌대의 바위 종류가 달라 색이 다른 것인가 싶기도 하다.

좌대는 산화성분이 있는 철이 많이 섞인 화강암인가??

좌대랑 석조여래좌상이랑 만든 연대가 다른 것인가??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으로 온화함과 넉넉한 푸근함이 느껴지는 불상

 

 

풍경이 아름다와 용선대 바위에 앉으니 신선이 된 기분...^^

용선대 주위의 바위들의 색이 붉은 빛을 도는 것도 있고 흰빛을 내는 것도 있는 것을 보면

석조여래좌상과 좌대의 색이 다른 것이 자연스러운 것 같기도 한데....?

 

 

용선대에서 바라보는 관룡사와 병풍바위

 

 

첩첩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계곡 그리고 산아래 마을까지 눈으로 들어오는 풍경도

불어오는 바람도 어찌나 시원한지 절로 가슴이 후련해지고 상쾌함을 가득 안을 수 있었다.

 

용선대에서 정상쪽으로 가파른 산 길을 좀 더 올라가면

용선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멋진 바위가 있다하는데

더운 날씨에 무리하면 탈 날까봐 이 또한 다음을 기약하며 내려왔다.

 

 

참으로 오랜만에 포근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절집을 만나 즐거운 길이었다.

창녕은 창원에서 40여분이면 걸음할 수 있는 곳

앞으로 가끔 찾을 듯한 느낌적인 느낌의 절집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