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충북 괴산 화양구곡

#경린 2018. 8. 1. 10:00




여름피서지로 제가 즐겨 찾는 곳이 계곡인지라 윗녘으로 간 김에 그 쪽 계곡을 찾기로

걸음 한 곳이 속리산 계곡 충북 괴산의 화양구곡입니다.


화양구곡은 속리산 국립공원에 포함 된 계곡으로

조선중기의 우암 송시열선생이 이곳에 은거하면서 중국의 무이구곡을 본받아

화양동에 9곡(경천벽, 운영담, 읍궁암, 금사담, 첨성대, 능운대, 와룡암, 학소대, 파천)을 이름 지었다 합니다.


푸른 산 맑은 물에 빼어난 풍광과 우암 송시열 선생의 행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속리산 계곡

길이 원만해서 무리하지 않고 걷기에 좋고 물놀이 하기에도 좋다하였습니다.


올여름 피서지는 이곳이로구나 반짝하였습니다.^^



아침 일찍 시골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먹거리를 장만하여 계곡으로 갔습니다.

돗자리 깔고 누워 먹고 놀고 자고를 반복할 요량이었지요.


계곡 입구에는 관광객을 가득 싣고 온 대형차량들이 많았고

이 더위에도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대거 쏟아져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이 더위에 산행이라니...이열치열인가??


계곡 입구에는 범상찮은 노목들이 보초 서 있는 듯 줄지어 서 있었지만 아직 계곡다운 풍경을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주차장에서도 한참을 걸어가야만 계곡다운 계곡이 나왔고 그 안쪽으로 차가 들어가기도 하였는데

그 차들은 알고보니 화양동 마을에 미리 예약을 하고 온 차들이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숙박이나 식사 등을 예약하고 오는 듯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사정을 몰랐기 때문에 일단 시원한 계곡을 찾아 걸었습니다.

가로수를 지나고 다리를 건너고 우암 송시열 선생이 중국의 무이구곡을 본 따

화양계곡에 있는 바위들에 하나하나 이름을 붙였다는 바위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절경에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그보다도 태양의 열기가 너무 뜨거웠고

햇살은 따갑게 살을 파고 들어 마냥 바라봐 지지가 않았습니다.

오로지 어서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싶다는 생각뿐.....





우암 송시열 유적지


요기 조기 저기 사진 찍어 달라고 했을 것인데

더위는 지침이라 맥이 빠져 버렸습니다.


사람들이 너른 바위나 나무그늘에 자리를 피고 앉아 있기도 하여 계곡으로 내려도 가 보았지만

하이고야....세상에...어째 계곡이 이리 덥단 말입니까....??


화양계곡은 지리산 계곡과 같은 깊은 산속의 계곡과는 달랐습니다.

산에서 내려온 물이 평야에 다다라 넓게 천을 이룬 모양새라 계곡의 폭이 아주 넓어

숲의 나무그늘로는 시원함을 선사 해 주기에 역부족이었고 쏟아지는 태양열에

바위는 뜨거운 냄비와도 같아 그 복사열이 참으로 온 몸을 확 삶아버릴 기세였습니다.



요행히 다리를 발견하고 그 다리밑 그늘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와우....그때만 하더라도 완전 명당자리였습니다.

우리가 일찍 갔기 때문에 우리 뿐이었고 그 자리를 발견한 것은 행운이라 생각하였지요.

그 행운은 얼마가지 않았습니다.


태양열이 더더더더 기승을 부릴 즈음 사람들이 다리밑으로 하나 둘 찾아 들기 시작을 한 것입니다.

한팀 두팀 세팀....나중에 세어보니 약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와글와글

오 마이 갓......

돗자리에 누었다 앉았다 물놀이를 했다가 한숨 자다가는 모두 꿈같은 얘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자리를 찾아 이동하기에는 너무나도 더웠습니다.





그 와중에도 작은 물고기들은 사람들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사람들 가까이 가장자리로 모여 와글와글

가지고 있던 옥수수를 몇 알 던져 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순식간에 달려 들어 정확하게 채어갔습니다.

몇 번을 던져줬는데 한 알도 놓치지 않고 눈 깜짝할 사이에 낚아 먹는 것이 신기하였습니다.

가만보니 이 물고기들은 이미 물놀이 온 사람들이 던져 주는 먹이에 익숙한 듯도 하였습니다.


유유자적 해 보려 했지만 사람들도 너무 많고

무엇보다도 계곡이 전혀 시원하지가 않았습니다.

완전 후덥지근...불어오는 바람도 전혀 시원하지 않은.....

스케일이 넓직한 계곡들은 아무래도 한여름의 더위를 피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합니다.

그동안 다녀보았던 밀양 단장천도 그렇고, 거창 수승대계곡도 그렇고

지리산의 산골짝 계곡이나 앞에 포스팅 했었던 희방폭포가 있는 희방계곡과는 완전 확연히 다른 듯합니다.

계곡이라고 해서 다 같은 계곡이 아니라는.....

대신 아이들이 물놀이하고 놀기에는 좋은 듯했습니다.

물이 그렇게 차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늘이 없어 그대로 뜨거운 태양아래 노출이 되므로 조심해야 할 듯도 합니다.

몸은 물 안에 있어 차갑지만 머리는 지글지글인 상태니까요.


아....이러다가 여름피서를 인공으로 만든 시설로 가야만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화양구곡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다시 걸음 해 봐야 할 듯합니다.

아름다운 바위 풍경과 걷기 좋은 단풍길이 기대가 되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