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 이야기

다시 살아난 난타나

#경린 2018. 8. 4. 16:23



3년 전 즈음 꽃집에서 데리고 왔을 때만 해도 사진처럼

정말 사랑스럽고 아름다웠던 난타나

나름은 정성을 들여 키웠더랬는데 아무래도 아파트 환경이 잘 맞지 않았나보다

햇살 아래 자라는 것들을 보면 잎도 싱싱하고 꽃도 튼실하니 이뿌기만 하더만

울집 난타나는 햇살이 부족 한 것인지 그 이뿐 맵시를 보여 주지 않고 비실비실

욕심으로 더 데리고 있다가는 난타나에게 못 할 짓 아닌가 싶어

학원 건물 앞 계단에 가져다 두었다.

오다가다 혹여 누가 탐이 나 가져 가더라도 잘 키워 주시리라 생각했다.


햇살 아래 두니 확실히 얼굴색이 밝아 지는 듯도 하고 몇 송이 안되지만

귀여운 꽃도 피우기 시작하여 기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학원방학을 하는 날 퇴근길에 본 모습이 물이 고파 보였는데

손에 든 짐도 많고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하여 비 맞으면 되겠지하고

물을 주지 않고 그냥 퇴근을 해 버렸다. 에고 나는 나쁜 엄마다.

설마 비가 내리겠지...??

그런데 그 비가 오는 둥 마는 둥....ㅠ.ㅠ

5일 만에 출근을 하니 아뿔사......

이 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난타나가 바짝 말라 잎이 비틀어져 일글어진 얼굴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같이 내 놓은 천리향은 괜찮은데 유독 난타나는 물을 많이 고파하는 종류라 그런지

그 5일을 버티지 못하고 흡사 돌아가시기 일보 직전이었다.

아...어떡해....이거 죽은 거 아냐??

두 손 가득 들고 있던 짐들을 팽개치고 난타나에게 물부터 주었다.

죽어 버리면 어떡하지? 미안하다..미안하다 아가야...아이고....세상에



햇살 아래로 와 인제 겨우 조금씩 옛모습을 찾아가고 있던 중이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고...모두가 내 잘못

물 주고 몇 번을 내다봐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아이고..아이고...설마...잎이 다 떨어져도 나무니까 뿌리랑 줄기는 괜찮겠지..??

제발 뿌리라도 살아 있어주길...ㅠ.ㅠ


그런데 세상에나 이 기특한 것

퇴근하며 쪼르르 달려 가 보니 되살아 난 것이 아닌가?

"와우! 이건 기적이야~~" ^^

정말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나다니...대단

이 물은 기특함에 대한 보상 콸콸콸

다시 물 한병 주고 뽀뽀도 해 주고 ...ㅎㅎㅎ


분명 1년생 화초였으면 죽었을 것이다.

그나마 나무여서...정말 다행이다.

네가 다시 살아 나 주어 너무 고맙고 나보다 더 기특하네

이 뜨거운 태양의 화살을 맞고 쓰러져서도 다시 살아나는 저 강인한 생명력

본 받아야지...아자!!


금요일 퇴근하면서는 난타나 물부터 챙겨주었다.

난타나야, 못 보는 이틀 잘 지내고 있어

옴마가 월욜에 와서 또 물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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