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실내의 꽃들은 물을 그렇게 많이 먹지 않는다.
남향인 집은 여름엔 해가 들어오지 않고 겨울에는 해가 거실 안까지 들어 와 여름과 겨울을 별 타지 않는다.
달력에 표시를 해 가며 보름에 한 번, 화분 하나에 1.2리터 정도의 물을 준다.
그러면 화분 바닥에 조금 베어 나올 정도인데 지난번 물 줄때 저 금전수는
물을 아래로 많이 쏟아 내었다.
어? 얘가 왜 이러지? 물을 거부하다니?
요래조래 살펴 봐도 별 이상 증세는 보이지 않았다.
다음번에는 물을 주면 안 되겠다 싶어 달력에 적어 두었더랬다.
'다음번에는 금전수에 물 주지 말 것'
그러고 한 20일 지났나....금전수 화분에 못 보던게 보였다.
가까이 가 보니 오마나...꽃이 피었네?
하이고 신기...울집에 금전수 꽃이 피기는 처음이다.
금전수가 10cm 모종으로 우리집에 온 것이 벌써 6~7년 된 듯하다.
그 동안 한 번도 꽃을 피운 적이 없었다.
처음 꽃이라 그런지 키가 작고 꽃도 작았다.
보름에 한 번 주는 물도 먹지 않고 토해 내며 안 하던 짓을 한 것이 아마도 저 꽃을 품고 있어 그랬던 것 같다.
사람도 그렇지만 초록이들도 꽃을 피울 때 엄청 난 에너지를 꽃에게 보내기 때문에 많이 지친다.
꽃이 지고 나면 아주 폭삭 늙어 피폐 해진 모습이 금방 죽어 버릴 것 같이 안스럽기도 하다.
지난 번 관음죽이 그러해서 얼마나 맘을 졸였는지 모른다.
금전수도 그럴까봐 차라리 저 꽃을 잘라 내어 버릴까 싶었다.
그래도...덩치에 비해 첫 꽃이라 작으니 괜찮겠지?
첫 꽃을 저도 기다렸을 것인데.....그냥 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영양제를 잘 주어야 겠다.
초록이 자체를 헤칠까봐 차라리 꽃을 따 버리고 싶은 것이 부모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순간했다.
울아부지는 울 애들에게 늘 엄마 맘 상하게 하면 할아버지한테 혼난다 하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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