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지리산 칠선계곡 용소폭포

#경린 2018. 8. 22. 11:50

지리산 칠선계곡으로 올여름 마지막 피서를 가기로 계획을 세운 뒤 기다림이 설레임이었습니다.

손꼽으며 가방도 미리 챙기고 가서 해 먹을 먹을거리도 냉동실 냉장고 여기저기

그런데...이렇게 챙겼음에도 불구하고 가서보니 가져 오지 않은 게 한 두개가 아니었네요. ㅠ.ㅠ


지리산은 어려서부터 가끔 걸음했던 곳이기도 하고 부모님 고향과도 가까운 곳으로

부모님의 이야기 속에서도 많이 등장하였던지라

이름만으로도 그냥 간질간질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버지께서 3~40년 전에 칠선계곡에서 주워 오신 돌

지기가 칠선계곡에서 주워 다 준 돌

 

칠선계곡

"이 골짝 저 골짝 작대기 걸치면 걸쳐 지는 골짝, 토끼와 발 맞추며 사는 곳"

이라는 아버지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계곡이 칠선 계곡이며

그 계곡에 갔다가 소에 휘말려 죽다 살아나셨다면서도 동글동글 회오리치는 그 소를 닮은

돌을 주워다 주셨고 지기 눈 앞에 반짝 나타난 하트 모양의 돌도 그 곳에서 온 것입니다. 

한 번도 그 곳에 가 보지는 않았지만 그 곳에서 제 손으로 전달 된

그 돌들에 생명이 부여 된 뒤부터 애지중지 들고 다니니

어찌 아니 설레임일까요.


본격적으로 계곡으로 들어가기 전의 칠선계곡 입구입니다.

노송과 저 높은 지리산에서 굴러 내려와 자리 잡은 바위들

정말 클라스가 다른 계곡의 압도적인 스케일에 입이 쩌억 벌어지며 감탄사가 연발하는데

사진은 그것을 표현하기에 역부족인 듯합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칠선계곡 용소폭포

폭포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산장펜션에 짐을 풀었습니다.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황토방 펜션은 계곡 물소리도 그렇고

속세와는 다른 바람이 오고가며 한낮 뙤악볕에 아량곳하지 않는 시원함을 안겨 주었습니다.

폭포와 펜션이 가까워 이것저것 안 가져 간 물건이나 볼 일이 있을 때도 아주 용이하였습니다.

폭포로  가는 길도 이뿌구요.


용소폭포


너무 이뿌지 않습니까?

물빛도 돌빛도 주변 경관도 어찌나 아름답고 이뿐지...사진보다도 훨씬 더 감탄스러운 모습입니다.

물 깊이도 어마무시하게 깊습니다.

가장자리만 가슴 정도 오고 한 걸음만 걸어 들어가도 쑤욱 물 밑으로 들어가는데

아마도 저 폭포물이 떨어지는 곳은 어마무시하게 깊을 듯 했습니다.

폭포물을 담아 내는 욕조도 완전 풀장 수준이었습니다. 그것도 대형 풀장..^^




일찍 간 덕분에 엄청시리 좋은 명당자리에 계곡 체험 보금자리를 꾸렸습니다.

속세로 치면 완전 펜터하우스급(?)의 자리..ㅎㅎ

용소폭포 소리 시원하면서도 머무는 동안 내내 그늘을 만들어 주었으며

주위 보다는 높은 곳이라 아래로 계곡이 다 내려다 보이고 평평하게 자리를 펼 수 있어

누워서 책을 볼 수도 있고 임금님 옥좌(?)같은 책상 형태의 바위가 있어 앉아서도 책을 보고

바로 아래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가득한 풀장까지....ㅎㅎㅎ

다음에 가서도 저 자리를 찌뽕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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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폭포에서 용감한 젊은이들은 절벽 같은 바위 위로 올라가 다이빙을 하며 스릴을 즐겼지만

저는 가장자리에서 튜브 타고 퐁당퐁당 놀았습니다.ㅎㅎ

그런데 튜브가 의도하지 않게 자꾸 깊은 곳으로 가려고 해서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아...정말 물은 오금이 저릴 정도로 차갑고 깨끗하였습니다.

위 사진들을 학우들에게 카톡으로 날려 보내주었습니다.

"옷은 숨겨 놨어야지"

"속세 옷은 숨겼고 이건 물 옷"ㅋㅋ


용소폭포는 너무 깊고 무서워서리 우리 펜터하우스 풀장으로 내려왔습니다.^^

용소폭포의 깊은 풀이 인기 절정인지라 우리의 풀장은 이렇게 잘 정비(?)가 되어 있음에도

한가 한지라 덕분에 아주 제가 즐겁게 정말 무작시리 신나게 잘 놀았습니다.




겁나게 잘 논 거 표때가 좀 나는지요?? ^^

지금 이 날까지 살면서 그토록 신나고 즐겁게 물놀이를 해 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제 기억이 미치는 어느 순간보다도 신나게 논 듯합니다.


발가락에 쥐가 날 정도로 정신 없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주위에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아마도 있었다면 그렇게 놀지도 못 했을 것이고

사람들이 망측해라 하고 혀를 찻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생각해도 참 웃음이 나오는데

살다가 저런 날도 있어야지 않겠습니까..??..^^






어느 정도에서부터는 출입을 막고 있어 많이는 못 올라갔지만

더 위로는 어떤 곳이 있나 계곡 투어도 하였습니다.



물 맑고 공기 좋고 바람 시원하고 풍광은 말 할 필요도 없고

제가 다녀 본 계곡 중에서는 정말 최고의 계곡이었습니다.

내 년 여름에는 부모님을 꼭 모시고 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펜션 마당까지 제가 운전해서 가기에도 충분히 길이 잘 되어 있고

펜션도 황토방으로 깨끗하면서도 시원하고

숙소에서 용소폭포까지 멀지 않고 가파름 없이 이어지는 길이라 엄마가 걷기에도

무리가 없을 듯하고 산을 좋아 하시고 또 이 곳에 익숙하신 아버지도 좋아 하실 듯 하고

스릴 즐길 줄 아는 울 아이들도 좋아하겠고.......

자연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 할 듯합니다.

다만 어린아이들에게는 좀 위험할 수 있으니 행동할 때 어른들이 잘 챙겨야 할 듯하구요.^^



산그림자가 용소폭포를 다 덮고 울 펜터하우스 풀장까지 내리 앉을 때까지

놀멍, 쉴멍, 독서멍, 먹멍 하다가 숙소로 돌아와

깨끗히 씻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정말 풍경이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3대 계곡 중 하나 칠선 계곡의 아름다움에 아니 반할 수가 없습니다.^^

올해는 가뭄의 연속이었음에도 수량이 꽤나 풍부하였을 정도로 계곡이 깊고

숲이 울창해 여름 피서지로 엄지 척입니다.


노송의 위엄에 끌려 가 보면  둘레길이 숲과 계곡을 사이에 두고 이어집니다.


국립공원 내의 계곡은 취사와 캠핑이 금지 되어 있지만 내려오면

오토캠핑장도 있고 취사도 자유로이 할 수 있습니다.

물이 깊고 맑고 깨끗해 다슬기를 잡거나 낚시를 하시는 분들도 쉬이 볼 수 있었습니다.


지리산 계곡 근처 함양에는 관광거리도 많습니다.

제 블에도 소개를 한 적이 있는 동의보감촌, 남사 예담촌, 산청 생초 조각공원, 남명 조식 유적지 등이

인근에 있고 칠선계곡 가까운 곳에 천년고찰 벽송사와와 화강암 조각이 아름다운 서암정사가

있어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일상에 쫓기다 모든 것 내려 놓고 신선놀음 하듯 유유자적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선녀놀음을 하였는데 아주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