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함양 지리산 서암정사와 벽송사

#경린 2018. 10. 12. 21:04



서암정사와 벽송사는 함양 마천면의 칠선계곡을 품은 지리산 자락에 있는 절집들입니다.

칠선계곡을 가시게 되면 잠시 짬을 내어 들려 보셔도 좋을 듯한 사찰로

옆옆이 이웃하고 있는 절집이지만 많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인상적이기도 하였습니다.


6.25 전쟁 당시 야전병원으로 이용 되었고 전쟁으로 인해 폐허 직전이었던 벽송사에

선공부를 온 원응스님께서 전쟁으로 희생 당한 원혼들을 위로 해 주기 위해 불사를 시작 한 것이 서암정사의 유래입니다.






서암정사로 들어가는 입구 천연의 자연바위를 이용하여 부조로 새겨진

사천왕상들의 웅장한 모습들에서부터 서암정사의 남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천왕상의 호위를 받으며 대적광문을 통과합니다.

화엄세계, 비로자나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한걸음 한걸음 마다 함께 하는 바위에 새겨진 모든 것들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2012년경에 지어졌다는 대웅전

넘 화려한 색감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아(亞)자형의 구조도 드문 형태인데 단청이며 전체 건물의 색이며

절집 전체를 돌아가며 자연 바위를 이용한 조각들 만큼이나 남다름이었습니다.





대웅전 외부의 화려함은 그대로 내부의 화려함으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절집을 방문한 시간이 이른 아침인데도 주위가 부산스럽다 싶었는데

제가 간 날이 원응대선사께서 입적하셔서 다비식을 거행하는 날이라고 하였습니다.

다비식을 준비하는 여러가지 것들과 사람들의 왔다갔다함이 부산스러움에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있다싶었는데 그러한 연유가 있었습니다.

다비식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기다렸다가 보고 올 수도 있었으나

왠지 저는 보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보지 않음인데도 맘이 이리 가라앉으니 원...




절집에서 고즈넉함을 안겨 주는 깨끗한 마당은 없는 대신

전체적으로 잘 가꾸어진 가정집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 정감스러웠습니다.




산중턱에 자리한 절집이라 계단식으로 오르며 전각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대웅전 윗쪽으로 자연 암반에 굴을 파고 그 암벽을 빙 돌아가며 조각을 한

석굴법당이 있습니다.  석굴법당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드러 보았던 그런 석굴법당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자연 암반을 깎아 조각한 마애불의 화려함과 정교함에 완전 깜놀하였습니다.

빈틈 하나 없이 사방과 천장까지 새겨진 조각들은 웅장하기까지 하였고 장관이었습니다.






서암정사가 다른 절집과는 다른 무언가 있다 하더니만 과연 그러했습니다.

그 정성이 참으로 대단.....




산 위로 향해지는 계단을 따라 계속 위로 올라갑니다.


용왕단도 돌로 꾸며져 있고


비로전으로 가는 길도 돌로 입구도 돌로





비로전 내의 모든 것들이 돌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비로전에는 석굴들이 여럿 있었는데 아마도 참선하는 곳인 듯했습니다.

특이한 절집입니다.


절집에서 바라보는 주위 풍광들도 아름다웠습니다.


사찰 전체가 화강암 조각공원처럼 느껴졌던 서암정사를 나와 벽송사로 올라갑니다.



벽송사(碧松寺)는 조선 중종 때 벽송 지엄 선사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수행하여 도를 깨달은 한국 선불교 최고의 종가라 하며

선교를 겸수한 108분의 대종장을 배출하여 일명 '백팔조사 행화도량'이라는 별명이 있는 곳이라 합니다.

이쯤되면 대단한 천년고찰이구나 잔뜩 기대를 하게 됩니다.^^





원응대선사의 다비식에 참석하기 위해 여러 스님들께서 내려가셨고 절집은 조용하였습니다.


예로부터 벽송사는 금대암과 더불어 지리산에서 가장 맑고 깨끗한 수행처로 손꼽혀 왔고
한때는 '벽송사 선방의 문고리만 잡아도 성불한다'는 말이 내려올 정도로

우리나라 선불교의 큰 획을 그은 절집입니다.


선불교 수행도량이라 그런지 선방이 절집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는 형태입니다.




선방 뒤로 돌아 올라가면 벽송사의 대웅전격인 원통전이 나옵니다.



원통전 뒤 위로 오르면 정말 멋진 소나무가 나옵니다.

사실 입구에서부터 저 소나무가 어찌나 멋지게 보이는 지

원통전 가기 전에 먼저 올라가 보았답니다.^^

크기도 크고 펼치고 있는 가지들도 예사롭지 않아 웅장하기도 하였는데

사진에서는 그 멋짐이 덜 표현되는 듯합니다.^^


소나무 윗쪽은 한참 공사중이라 올라가 보지 못했습니다.



벽송사가 자리한 위치는 연꽃이 활짝 핀 것 같은 부용만개(芙蓉滿開),

혹은 푸른 학이 알을 품고 있다는 뜻의 청학포란(靑鶴抱卵)의 형국이라합니다.

좌우지간 주변의 산새도 소나무도 예사롭지 않게 멋들어짐이었습니다.^^





참선을 하는 곳 건물들에 단청이 없고 정갈한 느낌이었지만

한여름의 붉은 백일홍은 그 속에서 더욱 빛남이기도 하였습니다.




벽송사 입구에 서 있는 목장승 한쌍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천왕상과 금강장사를 대신해 잡귀의 출입을 막고  불법을 지키는 역할인 듯합니다.

왼쪽 장승의 머리는 일부분이 불에 타 버린 모습이었지만

눈도 크고 부리부리 한 것이 수호신 느낌이 물신 났습니다.^^

서암정사와 벽송사는 칠선계곡 입구에 있고 차로 입구까지 바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칠선계곡의 절집들을 빠져 나오면서 본 석불

큰 바위를 깎아 석불을 만들고 있는 듯했습니다.

아직 완공은 아닌 듯한데 엄청 큰 석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