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대구 동화사 꽃문살을 보며

#경린 2018. 12. 2. 20:51



우리 조상들은 문살 하나에도 멋과 아름다움을 담뿍 담아 내었다.

특히 궁궐이나 사찰의 문과 창 등에서는 화려함과 세련미가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요즘은 주변에서 보기도 어렵거니와 잊혀져 가고 있는 것들 중 하나기에

가만히 보노라면 애틋함이 아련히 피어나기도 한다.





우리 창살 무늬의 아름다움을 최순우 전 국립중앙 박물관장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이조 목수들의 손으로 가누어진 한국 창살 무늬의 아름다움은 때때로 몬드리안의 작품들을
능가할 만큼 세련된 면의 분할을 적잖이 보여 주었다.....한국의 창살무의가
지니는 아름다움의 차원은 사뭇 눈맛의 후련함을 맛보게 해준다....은근하게
둥글고 알세라 모를세라 모를 죽이면서 후련한 분할을 즐기고 있다"







절집들이 다 같은 듯하지만 다르 듯 꽃문살도 같음이 없다.

한땀한땀 정성을 다한 장인의 손길

찍어 내는 요즘 문들에서는 느낄 수도 볼 수도 없는 멋과 아름다움과 숨 쉬는 기품을 느낄 수 있다.







부처님 세계로 들어가는 마지막 문인 대웅전의 꽃문살은 대체적으로 꽃으로 장식되어 있고 화려하다.

부처님께 항상 꽃을 바치는 꽃 공양의 표현인 꽃문살

흡사 꽃비가 흩뿌리듯 나리는 듯 하다.

사찰의 문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은 세파에 찌든 중생의 몸과 맘을 어루만져 줌이고

거부감 없이 쉬이 열고 들어 가게 함이다.


목단, 모란, 국화, 연꽃, 매화, 작약........ 

정갈하면서도 소담한 꽃비에 젖어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