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대만 타이페이 여행

#경린 2019. 1. 20. 23:34


연말연시를 이용하여 학원방학을 좀 길게 가졌다.

수능준비로 지친 선생님들에게 휴식을 주고 싶었고

나도 아이들과 이때를 이용하여 여행을 다녀와야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일정을 급하게 정하다보니 여행스케쥴을 잡기가 쉽지않았다.

그렇다고 긴 학원방학 기간 동안 맹탕 놀다가 1월이나 2월에 다시 긴시간 학원을 비워기도 여의치가 않았다.

다행히 11월과 크리스마스를 이용하여 해외여행을 다녀 온 아이들이 고맙게도 내 스케쥴에 협조를 해 주었다.


대만은 한번쯤 가 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간 김에 대만 전지역 투어를 하면 좋을 수도 있지만 나의 건강 상태가 썩 좋지 않았던 관계로

대만 북부의 타이페이 일대만을 여행하는 코스를 다행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3박5일 동안 내내 타이페이만 여행하는 코스는 다소 따분한 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12월~2월 대만은 겨울이고 건기 기간이라고 하였는데 우리가 여행하는 동안은 내내 비가 내렸다.

특히 첫날 야류와 지우펀을 여행할 때는 거의 우리나라 장마비 수준으로 비가 쏟아져 곤혹스럽기도 하였다.

대만은 1년 365일 중 300일이 흐림이고 비오는 날이라고 가이드가 말했다.

우비와 우산은 필수 아이템이라나.....대만사람들은 우찌 사나 몰라.....





야류지질공원


타이페이 도심에서 차로 약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북부 유일의 해안 자연공원인 야류는 희안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공원이었다.

어떻게 파도가 바위를 저렇게 깎아 내었을까?

파도에 의한 침식과 암석의 풍화작용에 지각 운동의 영향 등으로 만들어진 경관은 경이로웠다.

자연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예술가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조각작품마다에 이름이 붙어 있었다.


야류지질공원은 크게 세구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넓은 편이었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많이 내려 목표로 하였던< 여왕머리 바위>까지만 갔다가 되돌아 나왔다.

여왕머리 바위는 목이 계속 가늘어 지고 있어 언제 부러질지 알 수 없다고들 하였다.

그렇다면 보호를 잘 하고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별다른 보호장치 없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지우펀


지우펀은 타이완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적한 산골 마을이었다.

청나라 시대에는 금광으로 화려하게 발전하였으나 광산업이 시들해지면서

사람들이 떠나고 급속하게 몰락하였다. 그러다 1989년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영화 <비정성시>의 배경이 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 지금은 타이완의 손꼽히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우리나라 드라마 <온에어>촬영지이기도 하였고,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즐겨 찾는 곳이 되었다. 나 역시 대만을 가기 전에 어떤 곳인가 궁금하기도 하였더랬다.


산을 끼고 바다를 바라보며 지룽상과도 마주 보고 있는 지우펀

산비탈에 자리잡고 있는 지형의 특성상 모든 길이 구불구불 좁은 계단으로 이어졌다.

 좁은 계단의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오래된 집과 상점, 찻집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마치 부산의 감천 문화마을을 거닐고 있는 듯한 느낌이기도 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은 마치 한장의 그림엽서처럼 아름답다고 하였는데

비가 많이 내려 바다는 내려다 보이지 않았다.





스펀 천등 체험


스펀에 도착할 즈음에는 비가 잦아 들고 있어 다행이었다.

소원을 적어 천등을 하늘로 높이높이 띄웠다.

비가 많은 지역이라 그런지 천등에 사용되는 종이는 기름을 바른 종이를 사용하고 있었다.

열기구의 원리를 이용하여 띄워진 천등은 천 미터의 높이에 다다르면 완전히 타버린다고 하였다.

소원성취에 대한 염원은 어딜가나 사람들의 관심사인 듯하다.

그 지역 주민들은 천등을 만들고 날리는 것으로 삶을 꾸려 나간다고 하였다.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저마다의 소원을 적어 복을 빌며 하늘로 날려 보냈다.

소원성취는 맘으로 담는 것이고 가족들은 추억을 간직했다.


스펀에서 닭날개 볶음과 땅콩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는데

완전 맛있었다. 누구나 좋아할 맛이었다.

닭날개 볶음은 닭날개의 뼈를 발라내고 그 속에 양념하여 볶은 밥을 통통하게 넣은 것이 특이하였는데 맛있었다.


스린야시장


대만 현지인들도 관광객들에게도 널리 이용되는 전국 제1의 야시장답게 스린야시장은

규모도 크고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물론 먹거리로 다양하였다. 완전 음식 천국...ㅎㅎ

우리는 맛있는 저녁을 먹고 난 다음 야시장을 갔기 때문에 주로 저녁 술안주 거리들을 사가지고 왔다.

대왕돈까스, 수제소시지 역시 완전 맛있었다.

과일의 당도가 상당히 높아 우리나라 과일보다도 더 달았다.

과일이 달아 맛있다고들 하는데 나는 상큼한 맛이 덜 한듯해서 좀 느끼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다른 먹거리에 비해서 수제소시지와 과일이 엄청 비싼편이었다.

과일은 무게를 달아 팔았는데 석과, 애플망고 등 몇가지 골라 담았더니 한봉지값이 2만원정도 헐~~



국립 중정기념당


장개석을 위한 타이완의 가장 인상적인 기념물들을 전시하고 있는 기념당

조경이 잘 되어 있는 넓은 정원을 지나 대리석 건물인 기념관이 있었다.

장개석 생애와 그의 일가의 역사기록 및 사진들과 자동차를 비롯한 기념품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기념관의 근위병 교대식에 맞춰 방문을 하는 듯 도착 얼마 기다리지 않아 교대식이 있었다.

아주 절도 있으면서도 천천히 움직이는 인형같은 근위병들의 교대식이었다.





충렬사


중국 궁전식의 건물로 국민혁명과 대일전쟁 등 국민당 정부를 위해 전사한 33만 장병들의 넋을 기린 곳이라한다.

매일 1시간마다 1번씩 근위병교체식이 있는데 우리가 간 시간에 식이 거행되었고

사람들은 교체식을 이행하는 근위병들을 따라 정문에서 내부까지 졸졸 따라 가며 구경을 하였다.

우리가족은 굳이 하는 맘이 들어 정원에 앉아 담소도 나누며 휴식을 취했다.

중정기념당도 그렇고 충렬사도 그렇고 정원이 잘 가꾸어져 있어 산책하기 좋았다.





대만은 우리나라(남한)의 3분의 1 정도 크기로 작지만

고구마 모양으로 길죽하여 북부, 중부, 남부의 날씨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고 하였다.

중부는 이모작을 남부는 삼모작을 할 정도라 대만 전지역을 여행할 거라면 봄, 여름 옷이 필요하고

비가 내릴 경우나 아침 저녁의 북부에서는 살짝 얇은 패딩을 준비 해 가야하는 그런 날씨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북부인 타이페이에 모여 살기 때문에 타이페이는 인구밀도가 높다하였다.

타이페이에는 대단위의 아파트 단지가 없고 대부분 1층은 상가이고 그 위로 아파트가 지어진

한 동짜리 아파트들이 도로가에 줄지어선 모양새들로

우리가 묵었던 호텔 주위에도 모두 그런 아파트 들이었다.

대만 역시 우리나라 만큼이나 치안이 잘 되어 있어 저녁에 호텔 근처를 구경하며 다니는 것에도 별 문제가 없었고

편의시설들이 잘 되어 있어 불편한 점도 없었다.

아침에는 버블티와 85도 커피(소금커피)도 마실 수 있었다.




국립 고궁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러시아의 에르미타슈 미술관과 함께

세계 4대 박물관으로 꼽힌다는 대만의 고궁박물관





다양한 전시품들이 엄청 많았고 4층 건물로 상당히 넓은 곳이라 다리가 아파서 다 돌아보지 못할 지경이었다.

약70만점의 소장품 중에서 전시되고 있는 것은 6천여점이고 3~6개월마다 전시품을 교체하며 전시한다고 하였다.


대부분의 전시품은 중국 송나라와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네 왕조의 황실 유물로

본래는 중국 베이징의 고궁 박물관 등에 소장 되어 있던 것을 1948~1949년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이전 해 온 것들이다.


옥, 도자기, 회화, 청동의 많은 보물들 중에서 가이드는 고궁 박물관의 층별 대표 유물들에 우리를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층별 테마별로 상당히 감명이 깊었고 탄복스러운 작품들이었다.





사림관저 정원


일제 통치기간 식물원이었던 곳이고 독립후 장개석 관저로 사용하였던 곳으로

아름답게 잘 꾸며진 식물원이었다.


장개석과 그의 부인 송미령 여사가 살던 집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중국, 일본, 유럽식 정원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으로 웨딩촬영도 많이 하고

대만 시민들에게 훌륭한 휴식 공간을 제공 해 주는 곳이라고 했다.




단수이 옛거리


강을 끼고 있는 공원옆으로 우리나라 전통시장 같은 느낌의 상가거리가 골목골목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스타벅스, 대왕카스테라, 어시장 분위기의 생선을 파는 골목 등이 있는가하면

시장에 절집같은 분위기의 집도 같이 있었다. 그 앞을 지나는데 향내음이 아주 강하게 풍겼다.

현지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재래시장의 느낌이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사 들고 시장투어하면서 기념품도 사고

이것저것 군것질도 하면서 공원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서문정


먹거리 볼거리 다양한 거리

우리나라 명동거리라고 하더만 완전 휘황찬란

검색해서 까르푸를 찾아가 쇼핑하고 고기국수, 곱창국수, 망고빙수 등

올챙이 배 되도록 맛나다는 것도 먹었다.

개인적으로 고기국수와 망고빙수는 맛있었는데

곱창국수는 별루였다. 사람들은 맛이 있는지 줄 서서 먹었다.

줄 서서 먹을 정도는 아닌 듯한데......





많이 걸었던 대만여행이었다.

첫날 여행 일정이 자연과 함께 하는 날이었는데 하필 비가 많이 내려

자연경관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쉽기도 하였다.

타이페이만 내내 다녔던 여행이라 매일 원산반점(타이페이 중심호텔)을 왔다갔다 두번씩 보았을 정도로

좀은 단조로운 여행이기도 하였다. 연말연시를 이용한 여행이라 여행지도 공항도 상당히 번잡하였다.

앞으로 연말연시에는 공항가는 일이 없지않을까 싶다. 꼭 경험을 해 봐야 하나를 알게 된다.


대만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타이페이 여행에 온천지역인 화련 지역도 같이 가면 단조로움을 피하고

대만의 다양한 모습도 보고 올 수 있지 않을까싶다.

그래도 다음 대만 여행에서는 대만의 중남부를 다녀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었고

함께 시간내기가 쉽지 않았던 아이들과 추억 쌓기를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