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아찔했던 대둔산 '삼선계단'

#경린 2019. 5. 6. 19:04



"대둔산 케이블카 타러 가자"

"케이블카? 그려요."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여기저기 다니면서 케이블카는 익숙해졌습니다^^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별칭을 가진 대둔산

멀리서부터 바위병풍들의 위엄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케이블카 타고 오르며 내려다 보이는 연초록과 핑크의 사랑스러운 풍경도 절경이었습니다.


흰색, 분홍색, 꽃분홍색 세가지 색의 꽃을

한 나무가 피어내고 있는 모습이 신기한 겹매화

대둔산 케이블카 타려고 줄 서서 기다리다

벽화로 그려진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5분 정도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뒤 금강 구름다리 쪽으로 오르면 쉬어 갈 수 있는 휴게시설도 있습니다.

오뎅이나 호떡, 부침개, 옥수수, 음료 등 간식거리를 팔았습니다.

좀더 올라가 삼선계단 근처에도 비슷한 시설이 또 있었습니다.

저야 케이블카 타고 쉬이 올라왔지만 등산으로 올라오신 분들은 요기를 해야 할 듯했습니다.

저도 호떡을 하나 사 먹을까 하다가 좀 있다 내려가 산채비빔밥을 맛있게 먹고 싶은 생각에 참았습니다.


'대둔산' 사전 검색을 해 보지 않고 따라 나선 길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왔으니 금강 구름다리를 건너보고 가야한다 했습니다.

"그래? 그럼 가 보지 뭐"



바위와 바위 깊은 협곡을 연결하는 금강 구름다리

튼튼하고 단단 해 보이지만 높이가 상당하고 출렁임이 있는 다리였습니다.

그래도 뭐 여기까지는 100대 명산의 아름다운 경치에 홀려 흔들흔들 출렁출렁 다리도 잘 건너갔습니다.

하지만 아래를 내려다 봄은 아찔하니 무서웠습니다. 흐미야~~



출렁다리를 건너고 나니 쪼 위에 보이는 "삼선계단"을 올라가 보자고 합니다.

"음....저기는....음.....꼭 가야 해?"

"저기 올라가면 대둔산을 발아래로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완전 멋져

그 풍경을 봐야 대둔산을 왔다갔다 할 수 있지"

"꼭대기까지는 안 가도 되지?"

"꼭대기는 안가도 돼, 저기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제일로 멋지고 좋아"



삼선계단으로 가는 코스는 상당히 가파름이었습니다.

멀찍이 앉아 출렁다리를 바라보니 돌아갈 때도 저 길로 가야하나 살짝 두려웠습니다.

다행히 출렁다리를 건너지 않고 돌아가는 길이 있다하였습니다.

휴~~다행.....하지만 출렁다리의 무서움은 시작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삼선계단, 수직으로 깎아 지른 암벽에 사다리를 걸쳐 놓은 형상입니다.

길이는 장장 50m, 아래는 그야말로 허공에 천길 낭떠러지

정말 소름끼치게 무서운 계단이었습니다.ㅠ.ㅠ


처음 몇미터까지는 뒤돌아서서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도 찍었지요.

코앞에 닥칠 그 무시무시한 스릴을 몰랐기에 아직은 마냥 해맑음...ㅎㅎ

절반쯤 올라갔을까요.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낭떠러지에

옴마야, 유유~~눈물이 찔끔

 다리는 후들후들 다리 난간을 죽어라고 꽉 잡은 손도 겁에 질려 달달

폭1m의 다리는 물러설 곳도 없고 되돌아 갈 수도 없었습니다.

발을 들여 놓은 그 순간부터 무조건 고고

뒤돌아보는 순간 아찔~ 현기증이~~오 마이 갇~~~

"나 몰라" 엉 엉 울음이 절로 터질 지경이었습니다.

 제 뒤로 사람들이 계속 이어서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주저 앉아 있을수도 없었습니다.

제가 멈추면 모두 그 자리에 멈추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아이고 몬 살아....

저만 무섭겠습니까? 다들 다리가 후덜대고 무서울 것입니다.

죽자살자 위만 올려다보고 올라가야하는 거였습니다.


정말 울음이 터질 지경의 난감함이었습니다.

사실은 눈물이 찔끔찔끔 챙피스럽게 나기도 했습니다.

침까지 흘렸던 것 같고, 고소공포증 증세가 스물스물 올라오며 토할 듯하기도 하였습니다.

지기가 제상태를 눈치 채었는지 제가 잘 올라갈 수 있도록 뒤에서 제 허리끈을 잡고 들어 올려 주었습니다.

상상이 되시는지요. ㅎㅎㅎ

지금 생각 해 보면 지기의 팔이 많이 아팠을 듯합니다.

50m의 철계단을 오르는 동안 제 허리끈을 부여 잡고 제 몸무게를 들어 올렸으니....^^



지기가 그렇게 허리끈 잡고 들어 올려 주지 않았다면 그렇게 쉬지 않고 올라가지 못했을 겁니다.

다 올라오니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풀석 주저 앉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어질어질

온몸이 부들부들 그 자리에 제대로 설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지기가 옆에서 다독여 주고, 격려 해 주고, 다리를 주물러 주고 해서 우찌우찌 제정신이 돌아왔습니다.ㅎㅎ



아찔하였지만 삼선계단을 올라 바라다 보는 풍경은 아름다웠습니다.

그야말로 한폭의 동양화가 따로 없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나 저 멀리 바위 끝에 앉은 등산객들의 아슬아슬한 모습

대둔산의 정상부근은 바위로 가득한 악산에다 가파르기까지 한데 그 스릴를 즐기며 등산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밧줄을 타고 올라야 하는 악산인지라 쉬이 오르지 못함이고

사람들의 오르고 싶은 욕망이 '삼선계단'을 만들어 낸 듯합니다.






바위 끝에 앉아 경치를 조망하는 등산객들은 강심장인 듯

난간있는 바위에 서는 것만으로도 아찔함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사진으로는 활짝 웃고 있네욤. 경치는 그 웃음과 '같음' 이었습니다.^^


다녀온 지 꽤 되었는데도 삼선계단을 오르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혹여 제가 정신이 혼미해져 발을 헛딛기라도 했다면 어쩔뻔했습니까?  으~~~소름!!

기특했던 저의 정신력에 스스로 다독임의 격려를 해 주고 싶어집니다.

그래도 멋 모르고 올라 봤다는게 어디야...ㅎㅎ

알고는 못 할 일이었습니다.


다시는 저 삼선계단 오르고 싶지 않아요. ^^


제 생각에는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 같은데 안전장치는 없습니다.

그러니 절대 심장이 약하신 분이나 임산부, 어린아이들은 저 '삼선계단'을 오르면 안됩니다.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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