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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살아보니/김형석

#경린 2020. 8. 17. 09:32

 

100세 시대, 반을 넘어서고 60이 그리 멀지 않고 그것이 지금은 아직 얼마 정도 남았네 하더라도

금방이라는 것을 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살아내어야 행복할지? 10년 후 나의 모습은 어떠할지?

'이러이러했으면 좋겠다' 하는 희망을 담으면 흥미롭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잘 살았다는, 잘 살아 내었다는 얘기는 듣고 싶었나 보다

이어서 잘 살아 보고 싶다는 욕심도 따랐나 보다

100세 인생을 먼저 산 인생 선배의 지혜를 빌리고 싶은 맘이 그것을 반증하듯

어느 날 도서를 구입하는 장바구니에 김형석 교수님의 「백 년을 살아보니」가 담겨 있었다.

 

2020년 올해 101세이신 작가는 98세 되던 해에 「백년을 살아보니」를 출판하셨다.

지금도 칼럼을 쓰시고, 간간히 방송에도 출연하신 모습을 뵌 적이 있고, 강연을 다니시는 걸로 알고 있다.

참으로 건강한 삶을 사신 분임에 틀림없다.

밑줄 그으며 읽었던 부분을 옮기며 한번 더 되새겨 보았다.

 

행복과 성공의 함수 관계

 

나에게 주어진 재능과 가능성을 유감없이 달성한 사람은 행복하며 성공한 사람이다.

주어진 유능성과 가능성을 다 발휘하지 못한 사람은 성공했다고 인정할 수가 없다.

정성 들여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실패가 없으나 게으른 사람에게는 성공이 없는 법이다.

 

일을 하는 이유

 

돈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낮은 차원의 인생을 살게 되어 있으나

일이 귀하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은 그 일의 가치만큼 보람과 행복을 더하게 되어 있다.

 

자기 직업이 천박하지만 할 수 없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다.

 

나로 하여금 나 되게 했고 이렇게 살게 해 준 모든 사람들의 혜택으로 내가 살아가고 있다.

 

장수보다는 좀 더 오래 많은 일로 봉사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소원이 장수의 가치와 의미가 될 것이다.

 

행복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행복을 찾아 누릴 수 없다.

희망은 행복을 안겨주며, 행복은 감사하는 마음과 공존하는 것이다.

 

90이 넘도록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은 나를 위한 특전이나 축복이 아니라

더 보람 있는 삶을 위해 주어진 기회라고 믿게 되었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감정을 갖춘 여성이 생활도 아름답고 행복을 더해준다.

아름다운 감정은 어디서 오는가

어느 정도는 타고난 성품일 수도 있다.

그러나 스스로 아름다운 감정을 유지하고 키워야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과

그런 생각을 포기한 사람의 거리는 상당히 큰 것이다.

밝은 감정은 타고난 것일지 모르나, 부드러운 감정은 가족들이나

이웃을 대하는 관심과 노력의 결과일 수 있다.

 

운명도 아닌 허무도 아닌 그 무엇 - 섭리

 

모든 사람의 대인관계의 교훈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예수의 가르침

'너희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원하는 것같이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생각이 다른 때는 상대방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 그러고는 내 생각을 말한다.

그 내용이 다를 때는 어느 주장이 더 많은 사람과 미래에 도움이 되겠는가를 찾아야 한다.

 

나를 키워준 사회에 해악을 남기지 말고 작더라도 선한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항상 모든 잘못은 지도자나 다른 사람에게만 있고 나에게는 책임이 없는 듯이

살아온 것이 우리 사회의 페씁이다. 우리도 그렇게 살았다.

그 결과로 남겨진 것이 오늘 우리의 서글픈 현실이다.

 

인생의 마라톤 경기의 마지막 부분을 어떻게 완주할 것인가

과거의 연장일 수도 있고 새로운 것을 위한 출발일 수도 있다.

인생의 나이는 길이보다 의미와 내용에서 평가되는 것이다.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자신은 실패했다고 후회하며 말년에 가서는 장년기 때보다도

더 무가치한 수고를 했다고 자백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나무는 마디마디가 단단히 자라야 한다.

어떤 한 마디가 약해지면 이다음에 그 마디가 병들어 부러지게 된다.

또 그렇게 자기 목적을 위해 현재를 소홀히 한다면

그 책임자 때문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가.

 

'로마가 왜 무너졌는가'

일을 적게 하거나 안 하고, 부가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도덕성의 빈곤이 로마의 종말을 가져온 것이다.

일은 포기하고 주어진 유산으로 사는 젊은이들이 성공하거나 행복해지는 예는 없다.

 

죽음이 주는 교훈

 

우리는 '나는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를 묻고 그 대답에 걸맞은 삶을 찾아 노력하면 된다.

 

인생의 황금기는 60에서 75세 사이이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까지는 정신적으로 인간적 성장이 가능하다.

80세가 되면 노년기에 접어들게 된다.

그 나이가 되면 옛날로 돌아갈 수 없는 나의 인생이 정착되거나 평가의 대상이 된다.

'나는 과연 성공했는가? 지금도 행복하다고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가?

그래도 존경스러운 삶을 이어왔는가?' 같은 질문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50부터는 80이 되었을 때 나는 적어도 이러한 삶의 조각품을 완성해야 한다는

준비와 계획과 신념과 꾸준한 용기를 갖고,

제2의 마라톤을 달리는 각오로 제출 발해야 한다.

 

운동은 건강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고, 건강은 일을 하기 위한 또 하나의 필수조건이다.

누가 더 건강한가 = 누가 더 일을 많이 하는가

 

장수의 비결은?

 

젊어을 때는 용기가 있어야 하고 장년기에는 신념(뚜렷한 삶의 목표와 목적을 위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하나, 늙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를 갖추지 못한 노인들은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게 된다.

그깨 버림받지 않고 기대와 존경을 받는 사람도 있고,

사회에 도움도 주지 못하는 쓸모없는 노년기로 인생을 끝내는 사람들도 있다.

늙는다는 것은 꽃이 피었다가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익어가는 것 같은 과정이다.

지식에 대한 관심과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내가 푸대접을 받았어도 상대방을 대접할 수 있는 인품,

모두의 인격을 고귀하게 대해줄 수 있는 교양,

그 이상의 자기 수양은 없을 것 같다.

 

새로운 행복을 찾아 누린 사람은 세 가지로 나타났다.

공부를 시작한 사람, 취미활동을 계속한 사람,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다.

세 가지 중의 하나라도 계속한 사람은 보람과 행복을 누렸고 자녀들로부터는 존경을,

이웃과 더불어는 즐거움을, 사회적으로는 고마움을 받으면서 살았다.

 

노후에는 일이 없는 사람이 가장 불행하다.

노후를 위해 경제적 준비를 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일을 준비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하고 싶었던 취미생활을 제대로 해보라고 노후의 시간적 여유가 주어졌는지도 모른다.

그런 취미활동으로 전문직 때보다도 더 사회적 영향을 남기는 사람도 많이 있다.

 

양로병원, 물건을 쓰다가 낡으면 버리듯이

 

모든 시설이 갖추고 있어도 행복한 것은 아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불행은 소외감과 고독이었다.

조용하고 하는 일이 없는 분위기가 더 빨리 늙음을 재촉하는 것 같았다.

 

늙으면 이성 기능이 약해지고 감정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까,

감정조절을 잘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화를 내기도 하고 충격을 받기도 한다.

 

노년기에는 존경스러운 모법을

 

사람이 나이 들수록 나무가 높이 자라듯이 지혜롭게 자라야겠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세상 사물을 대할 때 좀 더 높은 위치에서 볼 수 있다면 좋겠다.

 

나이 들었다는 것은 손아래 사람들을 위해 주라는 뜻이다.

사랑하고 위해주는 마음이 있으면 실수와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존경과 감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옷을 잘 입는 신사 축에는 끼지 못해도 인품을 떨어뜨리는 옷차림을 하지 않아야 한다.

 

항상 미소와 온화한 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반성해보곤 한다.

요사이는 웃음운동을 하는 이들이 있다.

 

우리 청소년들만 나무랄 필요가 없다.

우리 젊은이들은 보고 배운 것이 없었던 것이다.

사회생활의 여러 분야에서 좀 더 나이 든 사람들이 후배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모범은 얼마든지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을 위한 책임이기도 한 것이다.

 

책을 덮으며 100세 인생 선배에게 지혜를 빌려 보려 하기를 참 잘했다 싶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온화한 성품으로 풀어 내시며 얹은 조언들이

그분의 긍정의 힘과 함께 와 닿았다.

선배님(?)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더욱 그러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욕심 내지 말고 감사하며, 자신의 능력에 따라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며 살다 보면

인생 80 즈음에 그것이 그대로 내게 돌아와 나의 모습이 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80이면 상노인 축에 끼였겠지만 요즘의 추세는 75세부터 노인으로 보고,

크게 아픈 곳이 없다면 100세는 기본으로 사는 시대가 되었다.

아픈 곳이 있다 하더라도 의학의 발달로 80은 넘기는 듯하다.

그러니 정년 이후의 삶을 어떻게 꾸려 나갈 것인가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농업이 중요한 시대에는 노인의 지혜가 큰 재산이었고 효심 많은 자식의 봉양이 있었다 하나

 그때는 수명이 그리 길지 않았다. 아무리 효심 많은 자식도 먹고사는 일 앞에서는 고려장을 선택하였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노후준비라고 하면 여유로운 경제적 준비에 치중을 하였고,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살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하였다.

 

퇴직 송년사 첨삭 부탁을 받고 마지막 인사에 이런 멘트를 넣었다.

"그동안 못 하셨던 일, 하고 싶으셨던 일을 찾아

또 다른 세상을 향한 넉넉한 풍경화를 그려 내시길 기원합니다."

 

지금 하는 일도 적성에 맞고 하고 싶어 하는 일이지만 정년 이후까지 끌고 가기는 힘들다.

정년이 닥친 다음에 생각하면 그때는 늦을 수 있다.

생각은 환해도 용기와 힘이 따라 주질 않아 추진력이 붙질 않을 것이다.

가동할 힘이 있을 때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생각지도 않은 병마와 친구 할 수도 있고, 100세까지 못 살 수도 있다.

그렇다고 병이 들었을 때와 일찍 죽을 날을 준비할 수도 없지 않은가

나를 키워주고 살게 해 준 사회와 가족에 선한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세월을 지나오며 조금씩 단단해지는 느낌이다.

또한 웬만한 일은 그러려니 할 수 있도록 좀은 말랑해진 것도 있다.

세상에 대한 시선이 넓어지고 더 깊어지고 있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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