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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 한성희

#경린 2021. 9. 14. 11:59

얼마 전 아들아이 결혼 준비 첫 번째 순서인 상견례가 있었다.

아이들이 준비한 상견례 선물꾸러미 속에 들어 있던 책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저자 한성희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다.

그동안 만났던 환자들, 동료들, 그리고 본인의 일과 생각 등의 사례들을 가져와 예기치 않은 삶에서 막막함과 마주했을 때 조금이나마 위안과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맘을 담고 있다.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해야 했던 애피소드들이 짠하게 다가왔다.

어찌 그 시기를 보내었나 싶기도 하지만 나를 살게 한 동력이기도 하였기에 힘든 줄 모르고 그 강을 건너오지 않았나 싶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아들에게 내가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 페이지를 사진으로 찍고 몇 마디 덧붙여 아들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이혼하고 다시 싱글이 된 남녀를 대상으로 벌인 어느 설문조사에서 전 배우자에게 가장 실망한 점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라는 답이 1위를 차지했다. 결혼이란 서로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상대에게 멋진 보석이 되고자 노력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당장은 빛나지 않더라도 내게 헌신할 줄 아는 사람, 평생 내 곁에 있어 줄 것 같은 믿음을 주는 사람이라면 훌륭한 배우자감이다. 그런 사람만이 훗날 배우자를 진정한 보석으로 만들어 준다(P200).

 

아들도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구나.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위안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혼은 서로 다른 환경 속에 자라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니 마찰이 없을 수 없을 거다. 틀린 것이 아니고 다름이니 서로를 배려하는 맘이 꼭 필요하단다. 서로를 위한 노력은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 돌아보면 그것이 결국 자신을 연마한 일이었고, 어느새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서로를 마주하게 되는 일이란다. 그 모든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 자신을 보석으로 만드는 과정이었던 것이지.

 

얼마 전 자존감에 스크래치가 가는 일이 있어 펑펑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그런 맘을 쓰다듬어 주는 글에 눈가가 촉촉해지면서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이만하면 훌륭해 하고 내 머리를 스담스담 해 주었다.

 

자존감이 튼튼한 사람도 시련을 당하면 울고, 가시 돋친 말에 아파하며, 스스로 뭔가 부족한 존재라는 느낌에 흔들리기도 한다. 자존감이 위축되는 경험은 주위에 널려 있기에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그것만으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P230).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는 딸 뿐만 아니라 아들들이 읽어도 좋고, 삶이 힘들고 지칠 때 누구나 꺼내 읽어도 좋을 그런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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