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호주여행1 - 브리즈번, 골드코스트

#경린 2020. 9. 7. 12:53

딸아이의 대학 졸업을 기념하며 지난해 12월 말 즈음 호주를 다녀왔습니다. 저는 박사논문 준비와 계획에 없던 학원 이전 문제로 여러 가지 분주한 시점이었지만 딸아이가 혼자서는 여행 가기가 두렵다고 하기도 하고 두달 전에 미리 예약한 것이라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아들애가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가는 유럽 쪽 여행을 보내 준 적이 있습니다. 여행 경비의 절반을 아들애가 모았고 제가 절반을 보태주었는데 아들애는 그것이 두고두고 고마웠던 모양이었습니다. 또한 아주 좋은 여행이었고 멋진 경험이었다고 지금도 가끔 얘기를 합니다. 해서 딸아이도 그렇게 보내주려 하였지만 유럽여행까지 갈 친구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빠와 차별 없이 하기 위해 여행경비를 모으게 해서 호주 여행 경비의 3분의 1 정도는 딸아이가 부담을 했습니다. 오빠보다 용돈도 더 주었고 알바도 부지런히 하는 듯했는데 돈 모으는 것은 아들애가 좀 더 야무진 듯합니다.^^

 

작년에는 상황도 그랬고 제 몸 상태도 그다지 좋지 않아 긴 일정과 비행시간, 장거리 도보와 차량 탑승은 체력적으로 무리인지라 유럽 여행 대신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일정의 호주를 선택하였습니다. 아들애는 유럽을 자유여행으로 잘 다녀오더니만 딸아이는 아무래도 간댕이가 저 닮아 작은 듯합니다. 키울 때 아들애는 자유분방하게 다니게 한 것도 있지만 그렇다고 딸아이를 어딜 못 가게 한 것도 아닌데 성향 차이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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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전망대

 

호주 가는 비행기에서는 세 자리를 둘이서 앉아 가게 되어 좁지만 누울 수 있어 갈 만했습니다. 인천에서 브리즈번까지는 10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밤 시간 비행기라 브리즈번에는 아침에 도착했고 바로 시내 관광으로 이어졌습니다.

 

마운트 쿠사는 브리즈번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쿠사 전망대에서는 브리즈번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하늘이 맑고 쾌청한 아침이라 긴 비행이었지만 기분은 상쾌하였습니다. 브리즈번은 호주에서 3번째로 큰 항구도시입니다.  브리즈번 강을 사이에 두고 도시는 반으로 나누어져 있고 여러 개의 다리와 연락선으로 이어집니다. 1년 중 맑은 날이 300일 이상되고 따뜻한 편이라 휴양 도시로 많이 알려져 있고, 큰 강을 낀 세련된 도시 그리고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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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인공 비치 사우스뱅크 파크랜드

사우스뱅크 파크랜드는 1988년 국제 엑스포 행사장을 재구성해 조성한 곳으로 보타닉 가든, 산책로, 자전거 전용도로, 레스토랑, 바비큐 시설, 극장, 인공 해변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이 즐겨 이용하는 휴식처입니다. 굉장히 넓은 편이었고 숲과 연못이 어우러진 한적한 공원은 산책하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평일 아침 시간이었는데도 가족 단위로 산책을 하거나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쉬이 볼 수 있었습니다. 평일 아침인데..... 현지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패키지 상품이 그렇듯 사우스뱅크 파크랜드가 어떤 곳이다 하는 정도의 시간만 주어져 아쉬웠습니다.  짧은 산책을 뒤로 하고 골드코스트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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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컨츄리

파라다이스 컨츄리에서는 거의 방목하다싶이하는 여러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코알라는 생각만큼 귀여웠습니다. 정말 나무에 딱 붙어 잠을 잤고 아기 코알라를 등에 업거나 품에 안고 나무를 타는 모습이 신기하였습니다.  코알라는 행동이 느리기도 하고 나무에 붙어 30시간씩 잠을 자니 지난 산불에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화를 입은 코알라들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캥거루는 생각보다 작은 덩치였습니다. 아기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꼬리를 받치고 앉아 있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꼬리 힘이 아주 강해 보였습니다. 양털 깎기 쑈, 양 떼 몰이, 말 경주 게임 등 다양한 쇼도 볼 수 있었고 스테이크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맛은 괜찮은 편이었으나 살짝 퍽퍽하기는 했습니다. 호주산 소고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쓰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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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다크릭 반딧불 동굴 & 와이너리 체험

 

시다크릭 반딧불 동굴은 1년 6개월에 걸쳐 만들어진 인공동굴입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글로우 웜이라고 불리는 반딧불이 같은 곤충이 살고 있습니다. 글로우 웜은 뉴질랜드와 호주에만 서식하는 곤충으로 우리나라의 반딧불이와는 다르고 아주 작으며 빛에 민감하여 작은 불빛에도 죽는다 합니다. 그래서 불빛 하나 없는 동굴을 형광 목걸이 하나씩 걸고 그 빛에 의존하여 반딧불이를 보고 나왔습니다. 어둠 속에서 영롱하고 푸르게 빛나는 모습이 신비롭고 아름다웠습니다(글로우 웜 사진은 웹에서 가져온 것임). 동굴 주위는 공원으로 꾸며져 있어 역시 현지인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해 주는 곳이었습니다. 근데 온천지 도마뱀이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고 있었고 사람들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자연보호가 생활화되어 있는 나라 다웠습니다. 한국인들만 신기해하기도 하고 집이고 탁자고 돌아다니는 모습에 기막혀하기도 했습니다. 영롱히 빛나는 반딧불이를 보고 와인 시음을 하였습니다. 역시 저는 레드와인보다는 화이트 와인이 향도 좋고 맛도 좋았습니다.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사 오고 싶었는데 포장을 알아서 해야 한다 해서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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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빌딩 스카이 포인트에서 바라다 본 골드코스트 풍경

 

브리즈번 랜드마크 Q1빌딩은 77층 높이로 스카이 포인트에서 골드코스트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360도 뱅 돌아가며 통유리로 만들어진 스카이 포인트에서 바라 보는 풍경이 아주 멋있었습니다. 강을 끼고 예쁜집들이 모여 있는 풍경도 이뿌고 끝도 없이 이어지는 해안선과 길죽길죽한 빌딩의 조화도 아름다웠습니다. 서퍼들의 천국으로 해양휴양지 다운 골드코스트의 시내를 한 눈에 넣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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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 야경

일정을 빡빡하게 한 상품으로 비행기에서 내려 바로 시작한 관광이라 피곤도 하였을 텐데 자연환경이 너무도 잘 보존되어 있는 풍경이 아름다워 지치지 않고 다녔습니다. 호주 시내는 화려한 불빛이 찬란한 곳이었지만 외곽으로 살짝만 벗어나도 인가가 드물고 사람의 발걸음이 없으므로 절대 밤에 개인행동을 삼가라고 가이드가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호텔은 프리미엄 5성급이라고 하였지만 룸이 넓지는 않았고 부대시설도  화려하지는 않았습니다. 태국과 후코오카에서 급나게 멋진 호텔에서 몇 박을 하고 난 뒤로는 5성급이라고 하면 은근히 호텔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래도 편안하게 잠을 청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