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갤러리

그리움은 그림이 되어

#경린 2021. 1. 31. 20:44

유화 8호P(33.4X45.5)

 

티브에서 반려견에 대한 스토리를 만날 때면 예전에 길렀던 강아지 짱구 생각이 납니다. 딸아이가 초등 4학년 땐가 친구 집에서 젖을 갖 뗀 강아지를 얻어 왔고 우리는 짱구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짱구 만화 캐릭터에서 따 온 이름입니다. 이름이 그래서인지 코카스파니엘 피가 흐르기 때문인지 짱구는 굉장히 활동적이고 사교성이 좋았습니다. 좋게 말하면 그렇고 엄청 별난 편이었습니다.^^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친정아버지께서 아는 과수원에 보냈는데 그곳에서 얼마 못 지내고 집을 나간 뒤 소식이 없어졌습니다. 우리가 기를 때도 사흘이 멀다 하고 집을 나가기도 했거니와 한 번 나가면 사나흘 뒤에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디서 사고를 당했는지 피를 흘리고 절둑거리며 들어와 깜짝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집에는 꼭 돌아오는 똑똑한 녀석이었습니다. 산속에 있는 과수원이다 보니 자기 냄새의 흔적이 바람에 날려 버린 것인지 짱구는 돌아오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짱구를 생각하면 늘 짠합니다.

 

짱구를 그림으로 그려야겠다 마음을 먹었습니다. 짱구를 많이 그리워하는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 기존에 있던 그림에 짱구를 삽입하기로 하였습니다. 해바라기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유별난 짱구를 해바라기 꽃 위에 얹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나비를 보면 좋아라 쫓아갔던 짱구였습니다.

 

그래서 짱구가 나비 쫓다 해바라기 꽃 위에까지 올라가 내려올 줄을 몰라 울 딸애를 보고 내려달라 바라보고 있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짱구의 특징을 담아 보고자 하였습니다.

 

짱구 사진이 몇 장 없었습니다. 딸아이한테 짱구 사진 있음 보내 달라했더니 애기 짱구가 미용실 가서 이발하고 왔을 때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왔습니다. 기존에 있던 그림 위에 나비와 짱구만 삽입하는 것이라 몇 시간 만에 뚝딱 완성을 하였습니다.  카톡으로 아이들에게 보내주었더니 짱구를 보고 어찌나 반가워하는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짱구가 왜 거기 올라 가 있노?"

"짱구라면 올라가고도 남지..ㅋㅋ"

 

유화 10호F(53X45.5)

그 여세를 몰아 연꽃만 있던 그림에 나비, 금붕어, 그리고 우리 짱구를 그려 넣어 보았습니다. 나비랑 눈 맞추고 있는 짱구와 먹이를 줄 것인가 기대를 하고 짱구 주위로 모인 금붕어들입니다. 짱구가 이발을 하였을 때는 말끔하니 이쁜데 털이 자라면 사자처럼 털이 북실북실 하였습니다. 위 연꽃에 짱구는 나비에게 잘 보이고 싶어 이뿌게 빗질을 한 짱구의 모습입니다. 짱구는 전체적으로 누른색 털인데 발만 하얀색인 게 포인트입니다.^^

 

나비를 바라보고 있는 그림은 딸아이 방에, 해바라기 위에 올라앉은 그림은 학원 제 책상 옆에 걸어 두었습니다. 그림이라도 곁에 두고 보면 훈훈합니다. 강아지들 수명이 있으니 짱구는 하늘의 예쁜 별이 되었겠지만 우리 맘 속에는 늘 그리움으로 그 자리 그대로 있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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