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낙조가 아름다운 땅끝 도솔암

#경린 2021. 3. 15. 22:21

땅끝 달마산 줄기의 미황사를 보았다면 그 끝의 하늘 바로 밑 암자 도솔암을 가 봐야 한다.

미황사에서 도솔암까지 등산로가 이어 지는데 시간관계상 우리는 차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달마산을 보며 도솔암으로 가게 되는데

그 풍경이 바로 우리나라 산수화의 배경임을 알 수 있고,

왜 남녘의 금강산이라고 하는 지 알 수 있다.

달마산의 하얀 암봉들은 어찌 보면  산벚꽃이 만개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달마산 도솔암은 하늘 위에 아스라이 걸려 있는 암자이지만

차가 정상 부근까지 접근이 가능하여 가기가 그리 힘든 곳은 아니다.

하지만 산 아래에서 암자 입구까지 차로 올라가는 길이 만만찮았다.

나보고 운전해서 올라가라하면 절래절래이다.

올라가며 바다풍경이 멀리 펼쳐졌지만 눈만 돌리면 벼랑이라 나는 고개도 못 돌렸다.

주차할 공간도 그렇게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붐비는 시기라면 고민을 해 볼 일이다.

그럴때는 여유를 가지고 미황사에 주차를 하고 등산로를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0123

 

주차장에 당도하여 내리 서면 산 아래 땅끝마을에서 시원한 바람이 올라온다.

발 아래 내려다 보는 풍경 또한 압권이라 구불구불 올라 온 보람이 있다.

 

주차장에서 도솔암까지는 800m 정도로 걸어 20~30분 거리이다.

산 옆구리를 타고 가기 때문에 급한 경사는 없는 편이기도 하지만

달마산 암봉을 품고 드는 길은 마치 산벚꽃 속으로 걸어가는 느낌도 들거니와

가는 동안 강진 바다의 풍경이 내내 함께하여 더욱 좋다.

어디 그뿐인가 내 뒤쪽을 제외하고 삼면이 바다인 풍경은

과히 이 곳이 땅끝이구나 하는 실감과 함께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한다.

 

가파른 경사를 따라 난 오솔길을 걷다보니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아직은 망울망울 꽃몽오리를 달고 있어 그랬지만

진달래 피는 계절을 맞출 수 있다면 그때도 참 좋을 듯하다.

 

달마산이 자랑하는 기암괴석에서 흩어져 나온 돌들을 쌓아

바다를 향해 오도마니 올라앉은 암자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그 곳에 서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놀랍도록 아름다운 자연경관이다.

다도해의 넓은 바다와 섬, 그리고 해남의 들판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비경이

해질녘 빛내림과 어우러져 빚어내는 색조는 보는 이의 맘까지 물들여 주었다.

 

 

암자 아래 산신각이 있는데 그옆 포토존 표식이 재미있다.^^
기와에 표시 된 포토존에서 바라 본 도솔암

 

야경을 볼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도솔암을 마지막 코스로 잡았다.

도솔암에서 낙조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날이 흐림이라 붉은 노을도 황금빛 석양도 마냥 아쉬움이었다.

바다 위 구름층이 많이 두꺼운 것을 보고 기다려도 그 빛을 보기 어려울 듯하고

산 중은 해가 지면 밤이 엄청 시리 빨리 옴을 여러 번 경험하였기 때문에

일몰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왔다.

어둠 속에 산길을 걷는 다는 것도 그렇지만

주차장에서 산 아래까지 내려가는 길이 나는 무섭기만 했다.

 

01

역시 산을 다 내려 오도록 노을도 황금빛도 모두 구름이 다 삼켜버리고 토해 내지 않았다.

우리를 앞 서 갔던 나 어린 처자들은 낙조를 기대하며 도솔암 바위에 앉아 버렸고,

우리가 되돌아 나올 때 낙조를 보기 위해 두 팀이나 도솔암을 향해 걸어 올라오고 있었다.

어쩌나 낙조도 못 보고 해는 져 버리고 산 속은 금방 칠흑이 될텐데...

 

 

'산사의 풍경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천 정방사  (0) 2021.09.26
강진 백련사와 다산초당  (0) 2021.03.24
해남 땅끝 천년고찰 미황사  (0) 2021.03.15
두륜산 대흥사  (0) 2021.03.12
단아한 천년고찰 강진 무위사  (0) 2021.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