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제천 정방사

#경린 2021. 9. 26. 19:46

 

제천 천년고찰을 검색 해 보니 예약 해 두었던 리조트 근처에 정방사라는 절집이 있었다.

새벽의 조용한 시간을 이용하여 산길을 걷는 것도 좋고 산사의 풍경도 운치가 있어 언제부턴가부터 여행 중에는 꼭 새벽 산사를 찾게 되었다.

 

청풍호 호수 옆으로 빙 둘러 난 도로를 따라 금수산을 한눈에 넣으며 달릴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정방사 가는 길이다. 좋은 길을 따라 가다 산속으로 접어 들면 좁은 외길이 이어진다. 승용차 교행이 아슬아슬한 숲길이다. 자드락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10분 정도 가파른 길을 걸어 올라가면 절벽아래 절집의 오색찬란한 단청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고 이제 다 왔구나하고 이마에 흐른 땀을 훔치고 절집 앞 마당에 올라서면 청풍호의 탁 트인 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찰 뒤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은 금방이라도 낙석이 쏟아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시원스레 펼쳐진 청풍호의 풍경은 환상적이었지만 암벽의 위태로움은 불안스럽기도 하였고, 한편으론 천년을 버텨왔다는 것이 신비스럽기도 했다.

 

662년(문무왕 2)에 의상이 수도하기 위해 창건하였다한다. 1,016m금수산의 845m 능선 암벽 아래 작은 터를 다져 만든 절집은 원통보전, 요사채, 산신각, 나한전, 종각과 해우소, 5층 석탑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지금이야 좁은 길이나 따나 차로 올라온다지만 그 옛날 이 높은 곳의 절집에서의 수행은 부처님의 은덕이 따라어야 할 듯하다.

 

나한전을 돌아 관음보살상 앞, 겹겹이 산 그림자를 이어 청풍호의 물길이 흐르고 월악산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아련히 어어지는 월악산의 실루엣과 듬직한 금수산을 따라 흐르는 비경을 보고자 구름도 쉬어 간다는 높은 곳, 그곳에 자리잡은 노송의 위엄이 중생의 세상사 고뇌를 다 내려놓게 한다.

 

정방사 새벽 발걸음은 탁월한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