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창녕의 금강산에 안긴 천년고찰 관룡사

#경린 2021. 10. 5. 23:23

꽃무릇 이뿌게 피었던 9월 어느날 관룡사를 다녀왔다.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이 좋아 가끔 가는 절집이다.

 

관룡사의 담과 계단은 주위의 돌들을 이용하여 만들어져 그 운치가 멋스럽다.

 

돌계단 위에 또 돌을 쌓아 만든 출입구가 관룡사의 일주문 역할을 한다.

돌로 기둥을 쌓고 기와 지붕을 얹은 소박한 일주문에는 문이 없다.

아마도 이런 형태의 일주문은 관룡사뿐이 아닐까 싶다.

 

돌로 쌓은 일주문을 지나 낯설지 않은 속삭임들이 서성이는 대나무숲길을 따라 돌아가면 사천왕문이 나오고 경내로 이어진다.

 

 

절마당 한켠에도 잎 없이 붉은 꽃을 피운 꽃무릇이 가을빛을 안고 내리는 햇살에 더욱 애잔히 빛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절집의 여름 꽃이 산수국이라면 가을꽃은 꽃무릇이다.

 

관룡사는 신라 진평왕 5년(583년) 증법국사가 창건한 1500년 된 절집으로, 절을 지을 때 화왕산 위에 있는 세 연못에서 용 아홉 마리가 승천하는 것을 보고 관룡사라 이름지었다 한다.

신라 8대 사찰의 하나였으며, 현재는 경남 전통사찰 1호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인 가치가 높은 고찰이다.

그 명성답게 보물과 문화재도 즐비하다. 특히 약사전(석조여래좌상), 대웅전(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용선대(석조석가여래좌상) 등이 유명하며 간절히 염원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하여 유명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관룡사의 최고 백미는 용선대의 석조석가여래좌상이다. 대웅전 지나 명부전 옆으로 난 길을을 따라 10~15분 정도 오르면 된다. 관룡사에 들리면 몸이 불편한 날을 제외하고는 용선대에 꼭 오르는 편이다. 용선대에서 바라다 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아니갈 수가 없다.

 

용선대로 오르는 길에 관룡사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포인트가 나온다.

관룡사 뒤로는 창녕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관룡산(754m)과 구룡산(741m)이 이어지며 병풍 바위 암릉으로 아홉마리 용이 날아 오르고 있는 형상이다.

적당한 크기의 전각들이 그 속에 안기듯 흐트러짐 없이 조화롭다. 절의 기운이 깊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니 더욱 정감이 간다.

 

용선대로 가는 길은 가파르다. 마사와 황토가 섞인 길이라 미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랐는지 나무들의 뿌리는 다 드러나 있다.  그러니 길은 더 미끄럽다.

 

용선대에 올라서면 아홉마리 용이 더욱 가까이 보이고 그 호위를 받고 있는 관룡사가 아늑하게 들어온다.

노란 단풍이 들기 시작한 오목한 부분이 관룡사이다. 내려다 봐도 평온한 느낌이 든다.

 

 

꼬불꼬불 나무 뿌리를 계단 삼아 올라가면 높은 바위 위에 고고하게 앉아 삼라만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석가여래좌상이 나온다. 용선대이다. 통일신라 초기인 722년 무렵에 만들어진 것이라니 천년이 넘는 세월을 넘어 온 것이다.

기도빨(?)이 가장 좋은 곳이 용선대라고 하여 더욱 맘을 모으고 합장한다.

용선대의 '용선'은 사바와 극락 사이 번뇌의 세상을 용이 이끄는 배를 타고 건넌다는 '반야용선'에서 따 왔다한다.

불가에서는 중생이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 피안의 정토에 이르기 위해 타고 가는 배에 비유한다.

 

 

용선대 옆으로 넓적한 바위가 있는데 그 곳에서 내려다보는 시원한 전망과 풍광이 좋아 우리는 용선대에 오르면 그 바위에 앉아 싸 가지고 간 간식을 먹는다. 아주 꿀맛이다.^^

 

바위 아래가 절벽이라 아찔하기는 하지만 살짝 물러나 앉아 바라보는 풍경도 싱그러운 바람도 도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기에 충분하다.

 

동생이 창녕에 선생님들과 일이 있어 가게 되었는데 한 두시간 둘러 보기 좋은 곳이 없느냐고 묻길래 관룡사를 소개 해 준 적이 있다. 동생은 관룡사를 다녀 온 뒤 자주 발걸음하게 된 맘의 절집으로 삼게 되었다 한다.

 

웅장하지 않으면서도 연륜이 깊어 안온한 정겨움이 있는 아름다운 절집 관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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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 준다는 관룡사

화왕산 정상 연못의 아홉마리 용이 원효대사의 기도 소리에 승천한 산이라하여 구룡산 그 구룡산 능선 동쪽 병풍바위 아래 아담하고 소담스러이 자리한 관룡사 신라 8대 사찰의 하나인 그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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