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충북여행-단양,제천

#경린 2021. 9. 16. 00:53

 

7월 말과 8월초의 불볕더위가 지나간 뒤 8월 중순경 충북 쪽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아는 지인이 지배인으로 있는 곳에서 1박을 예약하고 있던 차라 그쪽으로 가게 된 것이다.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 여름에 동굴을 갔을 때 엄청 시원했던 기억이 나 동굴 여행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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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동굴

먼저 선택한 곳이 단양 고수동굴이다. 고수동굴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하니 정말 가파르고 힘들어 땀이 뻘뻘 난다고들 하였다. 그래도 한 번 가보지 못한 곳이라 일단 가 보기로 했다.

고수동굴은 약200만 년 전에 생성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석순이 1cm 자라는데 100년이 걸린다 하니 동굴 내부의 풍경은 비경일 수밖에 없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장갑을 나누어 주었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급경사가 많고 좁은 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니 미끄럼 방지용 장갑이 요긴하였다. 그 깊은 동굴에서도 과연 땀이 날 정도였다. 온몸은 열기로 가득하고 마스크에 더운 김이 올라오니 찬바람이 부는 곳에서는 안경에 김이 서려 불편하였다. 고수동굴 여행은 찬바람 부는 계절이 좋을 듯하다.

 

단양구경시장

단양 구경시장에서 인상적인 풍경은 줄줄이 널려 있는 마늘들이었다. 마늘가게가 그렇게 많은 것도 처음이지만 그 양이 어마어마하여 진풍경이기도 했다.

 

점심은 단양구경시장에서 그 맛나다는 마늘순대를 먹을 요량이었다. 근데 날이 너무 더워 막상 시장에 도착하니 순대가 영 당기지가 않았다. 해서 12일 출연진이 들렀다는 맛집에 가서 마늘 떡갈비정식을 먹었다. 배가 고팠던지 메인 음식이 나오기 전에 우리는 찬을 몽 조리 다 먹어 치웠다.^^ 그렇게 반찬은 먹을 만 했는데 밥과 함께 나온 마늘 떡갈비와 된장은 짠 편이었다. 이런 떡갈비가 우찌 이리 짜냐 싶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된장은 더 짠 것이 아닌가... 실망이었다. 맛집이라고 하디만 된장 맛이 이래 가지고서야 원... 짠 된장이라 몇 숟갈 떠먹지 않았는데도 그 뒤로 물을 엄청 마셔야만 했다.

 

남한강 절벽 위에서 수면을 내려다보며 하늘길을 즐길 수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가 요즘 단양의 핫플레이스라고 하였다. 멀리 만천하스카워크가 보이는 곳까지 갔는데 핫 플레이스답게 차들의 행렬이 장난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이건 아니여 싶어 차를 돌려 근처에 있는 단양강잔도로 갔다.

 

 

단양강잔도

 

잔도가 무엇인고 하였더니 절벽에 매달아 놓은 다리란다. 단양강 잔도는 단양강을 둘러싼 절벽을 따라 1.2km 설치된 잔도 길이다. 절벽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이었다. 움푹 파이듯 들어간 곳은 직선코스로 다리를 설치해도 되었을 법 한데 굳이 굽이굽이 절벽에 철 앵커를 박아 절벽의 모양새 그대로 다리를 놓는다고 공이 더 들었을 듯했다. 산과 강이 어우러진 길을 걸으니 강물 위를 걷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단양강잔도

 

다리를 다 건너니 다시 만천하스카이워크 가는 매표소가 나왔다. 그런데 여전히 차들은 줄지어 서 있었다.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나 뭐라나... 만천하스카이워크를 포기하고 차를 돌려 나온 것은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근처에는 이끼 터널, 수양개 빛 터널, 수양개 선사유물전시관 등 볼거리도 있다 하는데

온몸은 이미 땀으로 샤워를 하였고, 점심이 짠 탓이었을까 가지고 간 물을 다 마셨는데도 갈증이 너무 심해 걸음을 재촉 해 잔도 길을 되돌아 나와 제일 가까운 편의점부터 찾았다.

 

 

도담삼봉

단양 도담삼봉

 

남한강 가운데 세 개의 봉우리가 섬처럼 떠 있는 삼봉

그 모습이 섬에 떠 있는 호수 같다 하여 도담삼봉이라 한단다.

 

도담삼봉은 정선군의 삼봉산이 홍수에 떠내려 간 것이라며 정선에서 단양에 매년 세금을 요구하였다. 이때 어린 정도전이 도담삼봉은 우리가 원한 것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물길이 막혀 피해를 보고 있으니 도로 가져가라고 했단다. 정선은 단양에 세금을 물릴 수 없었다.^^

정도전은 젊은 시절을 이곳에서 보내었고 이곳을 좋아하여 호를 삼봉이라 지었다.

 

석문

도담삼봉-> 석문-> 은주암-> 자라바위를 왕복한 유람선을 타러 갔는데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 하여 포기하려 했더니만 똑같은 코스를 모터보트를 이용하면 수시로 운항을 한다고 하였다.

날이 더우니 유람하듯 천천히 가는 유람선보다는 기다리지 말고 모터보트를 타는 것이 좋겠다 싶어 구명조끼 입고 바로 탑승을 하였다.

작은 보트가 강 위를 미끄러지듯 어찌나 빠르게 달리는지 스릴 만점에 엄청 시원하기도 하여 꽤나 괜찮은 경험이었다. 아이들은 한번 더 타고 싶다고 하였지만 나는 한 번으로 오케이..^^

석문은 가파른 계단을 10분 이상 올라야 한다 해서 모터보트 타고 본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제천 의림지

저수지를 둘러 싼 둑에는 200~300년 된 소나무가 노목의 위용을 자랑하였고,

현재까지도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저수지에는 오리배들이 유유히 떠다니고 있는 호수공원의 모습이었다.

저수지를 따라 산책하듯 걸어 들어가면 인공으로 만들어진 용추폭포가 나온다.

그 물 떨어짐이 장관이라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수문이 닫히고 물은 1도 흐르지 않아 그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깔끔하게 관리가 잘되어 있어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기에 좋은 곳으로 시민들에게 좋은 휴식 공간을 제공해 주는 곳이었다.

 

 

중앙시장

 

저녁거리를 준비하려고 제천 중앙시장엘 갔더니 주말이라 가게들이 모두 문을 닫고 장사를 하지 않았다. 재래시장이라고 하는데 말끔하게 정리를 잘해 두었고 길의 중앙에 물을 흐르게 하고 수생식물을 배치하여 공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길가에는 카페들이 많아 재래시장이라도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 곳일 듯했다.

 

바로 옆 동문시장은 장사를 하는 곳이 많았다. 어느 어느 가게가 맛집이라고 메모 해 갔는데 중앙시장이 쉬니 말짱 황이고, 눈에 먼저 들어온 집으로 갔다. 인터넷에 검색해 두었던 옛날통닭 2마리, 닭똥집튀김 한 봉지를 사고 황제의 과일이라고 크게 써 놓고 다섯 가지 과일 맛이 나는 과일이라며 발길을 잡는 과일 하미과 하나를 사들고 나왔다. 건널목 건너 고기만두, 김치만두, 새우만두를 종류별로 또 샀다. 근데 만두집 옆 통닭집은 닭 두 마리 가격이 앞의 가게보다 2000원이나 싼 것이 아닌가... 흐미... 도로 하나 건너 사이 두고 가격이 이렇게 차이 나도 되는 것인가 모르겠다.. 마트에 들러 술과 과일을 좀 더 사고 숙소로 향할 즈음에는 배에서 꼬르륵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동문시장

옛날통닭을 오래간만에 먹어 그런가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사실 나는 처음 먹어보는 닭똥집 튀김이 기대가 되었는데 좀 질긴 편이었다. 만두도 맛있었지만 이것저것 먹다 보니 남아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다음날 아침 프라이팬에 물을 두르고 뚜껑 덮어 쪄 먹었더니 맛있었다. 마트에서 구매한 풋사과같이 파란 사과도 생각보다 달고 맛있었다. 근데 압권은 황제의 과일 하미과였다. 생긴 것은 꼭 멜론 같은데 맛은 수박+멜론+복숭아 등의 오묘한 맛이고 수박보다 단단하면서 아작아작하니 당도도 높아 참 맛있었다. 제천 동문시장 가면 꼭 하미과를 다시 사 먹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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