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갤러리

유화-항아리정물, 한련화향기

#경린 2022. 7. 16. 01:34
유화 8F(45.5X38)


몇 개월에 걸친 대장정이었던 성산 대전 출품 그림을 끝내고 나니 주위 화실 친구들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서너 명의 친우들이 한련화를 담고 있는 화병을 그리고 있었다.
여자들의 감성에 딱 어울리는 그림이라 그런지 1명이 그리니 덩달아 몇몇이 그리게 된 듯하였다.
화병표현방법도 그렇고 한련화의 청초함이 이뻤다.
그림을 보고 그대로 따라 그리는 것이니 궁리하지 않아도 되어 나에게는 쉬어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제일 늦게 시작한 내가 그림을 제일 먼저 끝을 내면서 누구 그림이 이렇네 저렇네 평가가 되었다.
똑같은 사진을 보고 그렸는데도 색감이 모두 달랐고, 잘 그렸다 못 그렸다 비교가 되었고 내 그림에 눈길이 쏠렸다.
어깨가 으쓱 해 지기도 했다. 반면 한 눈에 비교되는 그림에 소침해지는 이도 있었다.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릴 때와는 다르게 같은 그림을 그리면서 평가의 기준이 생겨난 것이다.
그렇다면 그 기준은 뭐지? 똑 같이 그리기? 보기에 잘 그려진 것?
그림 그리기에 대한 한 가지의 능력에 대한 것이지만 객관성이 가능하다 할 수 있나?

똑같은 시험지로 여러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 시스템은 과연 객관적인 평가 도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진 능력들이 다 다른데 똑같은 시험지로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음이지만
우리는 손쉽게 한가지 잣대로 많은 것을 평가한다. 어떤 때는 그것이 편리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객관적인 기준은 보편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인가?
다양성을 강조하면서도 우리는 늘 한 가지 잣대를 들이미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