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2010년 여름캠프 - 비와도 좋은 날

#경린 2010. 8. 1. 01:38

- 먼 산에는 구름으로 가득 야외 행사장은 비님이 통통통 -



여름.... 학교여름 방학과 학원 방학을 기점으로하여 공부에 지쳐있는 학생들을 위해 해마다 여름캠프를 간다. 갈 때마다의 고민은 한결같다. 어디로 갈 것이냐...?? 당일 날씨가 어떠할까...?? 캠프를 진행하는 시기가 장마철과 겹치다보니 날씨에 대해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고 실제로 단 한 해도 이 비를 피해가지를 못 했 던 터라 늘상 그것이 걱정이기도 했다.


- 나란히 나란히 식물원 속으로 -



부곡하와이는 비가와도 실내수영장에서 아이들이 하루를 보내기에 적합한 장소라 몇 년 전부터 해마다 장소선정 후보에 오르지만 선생님들의 반대로 번번이 뒷전으로 밀렸다. 수영장은 너무 위험하다. 식물원, 전시관, 놀이공원, 야외수영장, 실내수영장, 온천 등 행동 반경이 너무 넓어 관리하기에도 만만치 않다는 선생님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 우리아이들 보다도 큰 선인장 -



아이들을 단체로 데리고 나가는데 위험하지 않은 곳이 어디있으며 그 많은 아이들과 함께 하루를 보낼려고하면 어디간 들 관리가 만만하리.... 울쌤들의 제일 큰 반대이유 중 하나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는것...... 아무도 안 보는데 자기들끼리 괜시리....ㅋ 가려하는 날짜가 장마중이고 해마다 비가 내렸던지라 끝까지 밀어 최종결정을 보고 공문이 나갔다.


- 박 제 관 -



공문나간 날부터 학생들 못지않게 교무실이 술렁였다. "수영복을 꼭 입어야하나요?" "당연이지 수영장 가는데 수영복 안 입고 뭐 입나요?" "핫팬츠에 반팔티를 입으면 안 될까요?" "수영장 규정상 그것은 안 된답니다."

- 이 많은 아이들 중에 울 아이들을 우찌...... -



"저는 비키니밖에 없는데 비키니 입어도 되나요?" "놀러가는 것이 아니고 학생들 관리를 해야합니다. 비상사태가 아니 발생하라는 보장이 없으니 그럴 때를 그림을 그려보세요. 아무래도 비키니는 좀 그렇겠지요." "수영복이 선수 들 입는 숏트 한 삼각밖에 없는데......." "사각수영복으로 바꾸시던지 아니면 그냥 수영장 밖에서 아이들 관리를 하시면 되겠네요."




몸매에 자신이 있는 선생님들은 과다 노출을 하려해서 골치 그 반대인 선생님들은 아예 수영복입기를 거부해서 골치 쳐다보는 사람들은 오히려 아무생각 없을 것인데 저거들끼리 쌩난리다....^^ 수영장으로 결정 난 뒤 교무실은 내내 수영복이 화제거리 이더니 나름 한 분 두 분 수영복을 구입한다는 둥 아이들보다 선생님들이 더 들떠 준비들을 하는 눈치...^^




예상했던 대로 당일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비가와도 캠프는 진행이 된다는 SMS문자를 보내기 위해 일찌감치 서둘러 출근을 하였는데 나 보다 더 일찍 나와 학원문 앞을 지키는 녀석들...ㅋ 비가 와서 참석을 못 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을까하였는데 오히려 불참하려 했던 아이들이 뒤 늦게 가겠다고 오는 바람에 좌석이 부족한 사태가 발생.... 승용차 한 대 더 붙여 출발......^^




비가 와서 놀이기구도 못 타고 야외 수영장 이용도 할 수 없어 아이들이 많이 아쉬워했지만 관리하는 우리로서는 오히려 다행......^^ 근데 비가 오는데도 사람들은 우찌나 많은지... 울아이들 찾아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도대체가 누가누구인지 알아볼 수가.......없는...... 근데 아이들이 나를 먼저 알아보고 불러주고 손을 흔들어 준다....하이고 귀여운 것들....^^ 시간약속도 잘 지켜주고 질서도 잘 지켜주어 계획 한 것에서 벗어나지 않고 무사히 캠프가 마무리 되었다.


- 모과나무의 연리지 -



어디를 간다는 것은 비가와도 눈이 와도 날씨와는 상관없이 좋은가보다 얼마나 기대가 되고 설레이면 비가 그렇게 오는데도 어른들의 우려와는 상관없이 학원문을 열기 전에 선생님들보다 더 먼저 와서 초롱초롱 기다리겠는가 음료수, 과일, 과자.....선생님 드시라고 건네는 그 고사리 손들이 또한 얼마나 고마운지... 그 순수한 마음 그대로 오늘 하루 그 들의 마음에 고운 그림 그려졌을 것이다. 2010년 7월 부곡하와이 여름캠프 비와도 좋은 날 / 경린



Rainy Day Lover - Tony Joe 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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