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용지공원-가을 문턱

#경린 2010. 9. 26. 21:18

 



월요일 새벽 미국으로 가는 동생편에 오빠 생일선물과 이것저것 서류들을 얹어 보내기 위해 그냥 쉬고 싶은 휴일.. 길을 나섰다. 전 날 저녁 아이들이 같이 가 주겠다고 철썩같이 약속을 하였는데...

 



운전을 해 주기로 하였던 넘은 아예 눈도 뜨지 못하고 이불 속에서 옹알이만 옹알옹알... 어제까지 펄펄 멀쩡하던 곰만디는 갑자기 컨디션이 너무너무 안 좋단다. 몸살 기운이 있다나...쩝 할 수 없지...날이 오늘 밖에 없으니 나 혼자라도 갔다와야지.....

 



생각보다는 하늘이 그리 맑지 않았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푸른색 보다는 회색에 가까운.... 구름의 색깔도 흐리멍텅하고.... 그래도 바람은 시원했고 가을내음이 느껴졌다.

 



동생집 가서 맛나게 점심 얻어먹고 돌아오는 길.... 그냥 집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억울하도록 가을바람이 좋았다 공원으로 차를 돌려 가보니 역시나 가을맞이를 하러 나온 사람 사람들 나도 그 속에 함 들어가봤다. 혹시나 하고 가방 속 뒤져보니 카메라가 있다....완전 재수...ㅋ

 



용지공원은 창원시내 한 가운데 있는 공원으로 창원시민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지압보도나 철봉 등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생활시설도 되어 있고 산책로도 잘 되어 있다. 무엇보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그 길이 나는 참 좋다. 비 오는 날 호수가 비를 오로시 받아들이고 있을 때 와 본 적이 있는데 것도 참 좋았던 기억.... 아직 연꽃이 몇 송이 남아 있었다. 한참을 호수난간에 기대어 호수잔물결의 춤사위를 보고 있자니 가을그리움이 살짝 묻어 왔다.

 



호수 한가운데 청둥오리의 집 하얀색과 밤색 청둥오리 두 마리 부부인가 보다.... 지켜보는 내내 물 속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따로따로 털 고르기를 하는지 뭘 하는지.. 아니면 어제저녁 부부싸움을 했거나..^^ 하여간 둘은 이쪽과 저쪽으로 나뉘어져서 각자의 볼 일에 열중이었다.^^

 



호수 가운데 있는 파노라마 음악분수 음악과 함께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데 밤에 보면 정말 장관이다. 언젠가 상남동쪽으로 업무를 보러갔다가 들어오는 길에 용지호수쪽으로 우연히 가게되어 잠깐 내려서 본 적이 있는데 무지개가 비치는 그 빛이 참 영롱하고 이뻤다 오늘은 분수를 작동하지 않아 좀 아쉬웠다.

 



공원주변풀의 벌초를 하였는지 풀내음이 가득하였다. 곱고 반듯하게 이발을 한 풀들의 모습이 까까머리 중학생을 보는 듯 풋풋하다는 생각...^^ 요즘 중학생 말고 내가 단발머리 여중생이었을 때 그 때 그 중학생....ㅋ 솔숲으로 가니 또 솔향기가 어찌나 좋은지... 벤취에 앉아 눈을 감고 심호흡....음.... 솔향기가 온 몸을 샤워 해 주는 느낌 이런날은 좋은사람이랑 팔베개하고 솔숲에 누워 한 숨만 자고 가면 좋겠다 하는 생각...ㅋ 2010. 09 마지막 휴일을 보내며 / 경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