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여름휴가-발길 닿는 대로

#경린 2010. 8. 1. 21:56


- 강수량이 적어 수위가 낮아진 충주호 -



오래전 나는 정말 뼈아프게 ‘다시 시작하기’의 교훈을 배웠고, 그 경험은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기억 중 하나이다. 나는 그 경험을 통해서 절망과 희망은 늘 가까이에 있다는 것, 넘어져서 주저앉기보다는 차라리 다시 일어나 걷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배웠다. 세상사는 것이 만만치 않다고 느낄 때, 죽을 듯이 노력해도 내맘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나는 내 마음속에서 작은 속삭임을 듣는다. 오래전 따뜻한 추억 속 골목길 안에서 들은 말 ‘괜찮아! 조금만 참아, 이제 다 괜찮아 질거야.’ 아, 그래서 ‘괜찮아’는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의 말이다.


- 박달재의 솟대 -



‘행복의 세 가지 조건은 사랑하는 사람들, 내일을 위한 희망, 그리고 나의 능력과 재능 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 소금3퍼센트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듯이 우리 마음 안에 나쁜 생각이 있어도 3퍼센트의 좋은 생각이 우리의 삶을 지탱해 준다.‘


- 동강 레프팅장 입구 -



“아뇨! 못했지만 아주 잘했어요!” 즉 객관적인 점수는 ‘못햇지만’ 사랑하는 아빠에 대한 주관적 점수는 ‘아주 잘했다’는 ‘옥시모론’적인 답변이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모순형용법 구사가들인지 모른다. 서로 치고받고 싸우기도 하지만 또 서로 도와 가며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이 세상이야말로 제일 좋은 모순형용법의 예이다.


- 대금굴로 가기위해 건너는 계곡 -



로키산맥 해발 3,000미터 높이에 수목 한계선 지대가 있다고 한다. 이 지대의 나무들은 너무나 매서운 바람 때문에 곧게 자라지 못하고 마치 사람이 무릎을 꿇고 있는듯한 모습을 한 채 서 있단다. 눈보라가 얼마나 심한지 이 나무들은 생존을 위해 그야말로 무릎 꿇고 사는 삶을 배워야 했던 것이지. 그런데 세계적으로 가장 공명이 잘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 꿇은 나무’로 만든다고 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온갖 매서운 바람과 눈보라 속에서 나름대로 거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며 제각기의 삶을 연주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 황선굴 오르는 계곡 옆 디딜방아 -



내가 살아보니까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는다. 내가 살아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라는 것이다. 내가 살아보니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 내리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결국 중요하지 않은 것을 위해 진짜 중요한 것을 희생하고, 내 인생을 잘게 조각내어 조금씩 도랑에 집어넣는 일이기 때문이다.


- 삼척해양레일바이크 -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지구상의 65억 인구 중에 내가 태어났다 가는 것은 아주 보잘것없는 작은 덤일 뿐이다. 그러나 이왕 덤인 김에,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덤이 아니라, 없어도 좋으나 있으니 더 좋은 덤이 되고 싶다.


- 아침이 밝아오는 동해바다 -



행복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이 세상에서 숨 쉬고, 배고플 때 밥을 먹을 수 있고, 화장실에 갈 수 있고, 내 발로 학교에 다닐 수 있고, 내 눈으로 하늘을 쳐다 볼 수 있고, 작지만 예쁜 교정을 보고, 그냥 이렇게 살아 있는 것이 행복하다.


- 경주 안압지 연꽃 -



사람 눈 밝으면 얼마나 밝으랴 사람 귀 밝으면 얼마나 밝으랴 산 너머 못 보기는 마찬가지 강 너머 못 듣기는 마찬가지 마음눈 밝으면 마음 귀 밝으면 어둠은 사라지고 새 세상 열리네 달리자 마음속 자유의 길 오르자 마음속 평화 동산 남 대신 아픔을 견디는 괴로움 남 대신 눈물을 흘리는 외로움 우리가 덜어 주자 그 괴로움 우리가 달래 주자 그 외로움 - 윤석중 -


- 성덕대왕 신종 - 녹음된 소리지만 맑고 장중한 맥놀이의 감동이 느껴졌다



‘그렇게 야단법석 떨지 마라. 애들은 뼈만 추리면 산다.“ 아무리 운명이 뒤통수를 쳐서 살을 다 깎아 먹고 뼈만 남든다 해도 울지 마라. 기본만 있으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살이 아프다고 징징대는 시간에 차라리 뼈나 제대로 추려라. 그게 살 길이다. 영어 속담에 “네가 누리는 축복을 세어보라 (Count your blessings)" 라는 말이 있다. 누구의 삶에든 셀 수 없이 많은 축복이 있다. ‘너만이 너다’ 이보다 더 의미 있고 풍요로운 말은 없다. - 셰익스피어 장영희의 <살아아 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


- 황선굴 미녀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