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꽃 / 김용택 산수국꽃 / 김용택 아침 저녁으로 다니는 산 아래 강길 오늘도 나 혼자 걸어갑니다 산모롱이를 지나 한참 가면 바람결처럼 누가 내 옷자락을 가만가만 잡는 것도 같고 새벽 물소리처럼 나를 가마가만 부르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나는 그 자리를 그냥 지나갑니다 오늘도 그 자리 .. 맘가는 시 2009.08.08
애기똥풀 / 안 도 현 애기똥풀 / 안 도 현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 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 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 코딱지 같은 어여쁜 꽃 다닥다닥 달고 있는 애기똥풀 얼마나 서운했을까요 애기똥풀도 모르는 것이 저기 걸어간다고 저런 것들이 인.. 맘가는 시 2009.08.08
새벽 / 박경리 새벽 / 박경리 커튼 걷고 밖을 내다본다. 하늘아래 아파트가 하얗게 떠 있고 조박지 같은 공간의 나무들 밤비에 젖는다. 새벽 4시 반 산책하는 사람들 아직은 없다. 우주에서 돌고 있는 지구 自轉의 소리만 들려오는 것 같다. 하얀 아파트 그것들이 안개꽃이면 좋겠다. 맘가는 시 2009.08.08
기다림 / 박경리 기다림 / 박경리 이제는 누가 와야 한다 산은 무너져 가고 강은 막혀 썩고 있다 누가 와서 산을 제자리에 놔두고 강물도 길러내고 터주어야 한다 물에는 물고기 살게 하고 하늘에 새들 날으게 하고 초목과 나비와 뭇 벌레 모두 어우러져 열매 맺게 하고 우리들 머리털이 빠지기 전.. 맘가는 시 2009.08.08
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걸어두고 / 이외수 <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 감싸 안으며 나지막이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 맘가는 시 2009.08.08
이별을 할 때는 차갑고 냉정하게 하라 /풍향 서태우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떠나갈 때는 눈물은 절대 보이지 마십시오 값싼 동정이나 미련도 보이지 마시고 차갑게 그리고 냉정하게 떠나가십시오 진정으로 그 사람을 사랑했다면 절대 뒤돌아 보지도 마십시오 슬픔으로 흐느끼거나 천천히 걷지도 마시고 빠른 걸음으로 잔인하게 떠나가십시오 그것이 남.. 맘가는 시 2009.08.08
인생의 벗에게 띄우는 편지 3 /풍향 서태우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눈빛 하나로도 충분히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사람 너는 내게 그런 소중한 사람이다 먹먹한 가슴으로 긴 한숨 내쉬어도 왜냐고~ 묻지 않으며 그저 말없이 등 두드려 줄 수 있는 사람 그런 보석 같은 사람도 바로 너였다 충분히 보상받았다 믿었던 세월 앞에서 손가락 마디마디 .. 맘가는 시 2009.08.08
가을날에는 사랑을 하리라 /풍향 서태우 흐르는 것이 세월만은 아니다 언젠가는 그리움도 흘러 고운 추억이 되겠지 너와 나 우리의 만남은 운명이었다 하자 외로운 가슴끼리 짧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그런 사랑을 했다 하자 서러움 짓밟고 찾아온 시린 가을날에는 누군가를 사랑하리라 뜨거운 가슴끼리 꺼지지 않을 불꽃 같은 사랑을 하리.. 맘가는 시 2009.08.08
비가 와도 좋은 날 / 이외수 비가 와도 좋은날...이외수 옛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은 창밖에 비가 와도 좋다 밤은 넝마처럼 앓다 시름시름 흩어져가고 자욱한 안개 님의 입김으로 조용히 걷히우면 하늘엔 비가 와도 좋다 세상은 참 아프고 가파르지만 갈매기도 노래하며 물을 나는데 옛사람이 그리울 때만은 창밖에 주룩주룩 비가.. 맘가는 시 2009.08.08
떠나려 한다면 / 이외수 떠나려 한다면 머무는 날이 있으면 떠나는 일도 있다는 것이 생명들이 가지는 공통 된 점입니다. 세상의 모든 아픔 뒤에는 반드시 또 다른 생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결별 뒤에는 또 다른 해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아픔 뒤에 탄생하는 생명이 눈부신 꽃으로 피어나기를 빕니다. .. 맘가는 시 2009.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