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의 얼굴-박목월 / 참새들-안도현 / 참새가슴-이성자 참새의 얼굴 / 박목월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을 하고 참새가 한 마리 기웃거린다 참새의 얼굴을 자세히 보라 모두들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다 아무래도 참새는 할 얘기가 있나 보다 모두 쓸쓸하게 고개를 꼬고서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다 참새들 / 안도현 참새는 혼자서 놀지 않는다 .. 맘가는 시 2014.10.03
머리카락, 역린 / 황옥경 머리카락, 역린 / 황옥경 머리카락은 고집이 세서 남의 말을 잘 안 듣지요 그래서 머리카락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답니다 손님, 옆머리 이 부분, 머릿결이 반대로 나 있네요 미용실 원장이 불룩 튀어나온 내 옆머리를 헤집으며 말했다 바쁜 출근시간, 자꾸만 뻗대며 내 화를 돋.. 맘가는 시 2014.09.03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 김낙필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 김낙필 그렇게 살고 있을꺼야 다들.. 사연마저 없는 이가 있을까... 저마다 가슴 속에 사연 하나씩은 심고 살겠지 때로는 울 수 없어서 가슴만 젖고 때로는 숨고 싶어 가슴만 태우는 그런 속앓이 하나쯤 가슴 한켠에 품고 살겠지 산다는 게 녹녹치 않아 쉽게 .. 맘가는 시 2014.09.01
살아 있어서 감사 / 김재진 살아 있어서 감사 / 김재진 안 날 줄 알았는데 새순이 나네. 다 죽은 줄 알았는데 파랗게 산천을 물들이네. 아픈 세상살이 이와 같아서 바닥인 줄 알았는데 더 내려가네. 다 내려간 줄 알았는데 창이 뚫리네. 겨우 열린 창 틈으로 먼 하늘 보며 때로는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 살아 있.. 맘가는 시 2014.08.24
빗소리 . 왈 / 박건호 빗소리 / 박건호 빗소리를 듣는다 밤중에 깨어나 빗소리를 들으면 환히 열리는 문이 있다 산만하게 살아온 내 인생을 가지런히 빗어주는 빗소리 현실의 꿈도 아닌 진공상태가 되어 빗소리를 듣는다 빗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이냐 눈을 감으면 넓어지는 세계의 끝을 내가 .. 맘가는 시 2014.08.20
5월 - 김태인 / 5월 - 오세영 5월 / 김태인 저, 귀여운 햇살 보세요 애교떠는 강아지처럼 나뭇잎 핥고있네요 저, 엉뚱한 햇살 보세요 신명난 개구쟁이처럼 강물에서 미끄럼 타고있네요 저, 능청스런 햇살 보세요 토닥이며 잠재우는 엄마처럼 아이에게 자장가 불러주네요 저, 사랑스런 햇살 보세요 속살거리는 내 친구.. 맘가는 시 2014.05.25
모든 길이 노래더라 / 별똥에선 - 김선두 / 진주수목원 모든 길이 노래더라 / 김선두 남도 봄길 다녀와 장지에 그리니 육자배기 들린다 풋연두 일렁이는 보리밭 붉은 황토색지 사이 배꽃 흰구름 언덕 구불구불 흘러 뭉게뭉게 넘는 길 모든 길이 노래더라 남도의 봄길만 그러할까 봄날은 어딜가도 그림이다. 다녀 오며 담아 온 그 봄기운으로 한.. 맘가는 시 2014.05.11
梅花 - 임보 / 시장에서 업어 온 봄꽃들을 보다가..... 梅花 / 임보 지난 이른봄 동대문 근처에서 어정거리다 한 시골 아낙이 매화 몇 그루 안고 졸고 있기에 제법 밑둥 굵은 놈 하나 골라 데려와 아내 눈치보며 안방 머리맡에 앉혀 놓고 지켰는데 그 놈이 마른 가지 끝에 봄을 몰아 눈을 틔우는데 처음엔 분홍 좁쌀알로 며칠 밤 몸부림을 치다.. 맘가는 시 2014.03.23
매화를 등에 지고 / 임보 매화를 등에 지고 / 임보(강홍기) 충청도 강청(江淸) 산골 옥매원(玉梅園)이란 매화밭에 가서 조선종 단엽설백매(單葉雪白梅)를 서울 시인 몇이 만지다가 마음이 가려워 와서 몇 마리씩 다투어 낚아 왔다. 나도 주인 곽(郭)씨가 마당 한귀퉁이 흙 속에 깊이 묻어 감춰 둔 못생긴 한 늙은 놈 .. 맘가는 시 2014.03.13
초봄 / 정완영 초봄 / 정완영 내가 입김을 불어 유리창을 닦아 내면 새 한 마리 날아가며 하늘빛을 닦아 낸다 내일은 목련꽃 찾아와 구름빛도 닦으리. 잎보다 꽃을 먼저 내미는 기특한 봄꽃들이 하나 둘씩 얼굴을 내밀며 겨우내 쌓였던 먼지를 한꺼풀씩 닦아내니 사람들의 옷차림도 어느새 많이 가벼워.. 맘가는 시 2014.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