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 위에 너 도 바 람 꽃 아들애 딸애 나란히 부처님 전에 절하고 대웅전을 나와 절 난간에 기대 서니 계곡이 발 아래다. 따뜻한 햇살에 얼었던 계곡물이 녹기 시작하였지만 산 속의 공기에 아직은 녹음보다 얼음이 많은 빤질빤질 하얀 반짝임 속에서 지칠줄을 모르고 썰매를 타는 아이들이 멀리 보였다. 이른 .. 일상의 주저림 2011.02.05
올 겨울에 온 소식 내가 태어난 날은 겨울 속 따뜻한 남녘에도 가끔은 눈구경을 할 듯한 그런 겨울 속이다. 해가 빨리 지는 겨울, 짧은 해가 붉게 갈 채비를 하고 저녁 준비를 할 즈음 어머니는 나를 낳으셨다고 하셨다. 말이 힘든 하루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여물을 받는 때이니 시를 잘 타고 났.. 일상의 주저림 2011.01.20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올해는 김장하지 않겠다던 친정부모님 큰딸 김치냉장고 비어 여섯포기 김장했다는 소리 들으시고는 그 계획을 바로 바꾸어 일요일 김장 김치속 넣을 것이니 빈 통만 들고 오라셨다. 여섯포기로는 부족해서 더하기는 해야하는데 에고...울메나 더 하실라나...ㅋ 친정집 현관문 들어서니 수육 삶는 구수.. 일상의 주저림 2010.12.13
꽃바구니 운명은 우리의 삶 속에 누가 찾아 올 것인가를 결정하지만 우리의 태도와 행위는 우리의 삶 속에 누가 머무를 것인가를 결정 짓습니다. 예반<나도 모르게 당신께 익숙해 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중에서 이 일을 해도 저 일을 해도 하나 신명이 나지 않는 그날이그날 같은 무미건조한 날의 연속 기.. 일상의 주저림 2010.12.11
햇살 고았던 휴일 오후 < 남서쪽으로 향한 베란다 덕에 오후내내 겨울햇살 들어와 동글동글 굴러다니며 노닐다 간다는 걸 오늘 알았다. 햇살이 머문자리마다 따뜻하게 데워져 온실같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초록이들은 매일 찾아와 이 구석 저 구석 핥고 닦아주는 겨울햇살을 아니 사랑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 일상의 주저림 2010.12.05
불타는 눈동자 꿈 에 11월18일 목요일 2011년 대입수능시험을 치는 날이라 울곰만디는 학교를 안 간다고 자기 전에 말했었다. 수능아침 알람은 울었고 나는 그 말을 완전 잊어버리고는 아침 준비를 하여 곰만디를 깨웠다. "엄마~ 오늘 수능이라 학교 안 간다고 했잖아~~" "아아~~ 맞다..미안 더 자라...ㅎ" 날로 더해 가는 .. 일상의 주저림 2010.11.20
엄마의 식탁 진 화 (Evolution) / 박경범 며칠 전 친정부모님 드리려고 사 둔 단감박스를 들고 친정엘 갔다. 이 곳 저 곳 두 분이서 여행을 잘 다니시는지라 미리 전화를 해 두었더니 아침부터 안 온다고 울옴마는 전화로 성화이시다 점심은 꼭 집에 와서 먹고 가라고.... 오후 스케쥴이 있어 그 시간에 맞춰 갈 거라 했.. 일상의 주저림 2010.10.31
이건 비밀인데요...^^ "원장쌤, 어떻게 되셨어요??" "뭐가??" 참새가 방앗간 드나 들 듯 학원 오면 꼭 나에게 눈도장을 찍고 가는 5학년 소라녀석 월요일 학원오자마자 뜬금없는 질문부터 한다. "그거 있잖아요. 남자친구 사귀기...ㅋㅋ ^^" "아하~~ ㅋㅋ 야 근데 그게 그리 쉽지가 않네...^^ 너는 고백했냐??" 빙긋이 웃으며 고개를.. 일상의 주저림 2010.10.26
땅강아지 주말 퇴근길에 재래시장에 들러 양손 가득 저녁거리를 사들고 왔다. 비 온 뒤의 단풍잎들은 더욱 선명하였고 파란가을 하늘은 참 예쁜 오후로 접어드는 시간 유년시절 함께 했던 동무를 만난 듯 반가운 것을 발견했다. 새끼손가락 하나 들어갈 만큼 틈이 벌어진 아스팔트 딱딱한 틈 사이에서 뭔가가 .. 일상의 주저림 2010.10.22
10월 첫번째 휴일의 해 지는 저녁 휴일 아침 베란다 창문을 여니 아직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비가 와도 온천물이야 펄펄 끓을것이고 못 갈 이유가 하나도 없으니 주섬주섬 온천 갈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서니 어느새 비는 그쳐있었다. 북면온천은 집에서 차로 20~3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라 자주 가는 곳이다. 그리고 우리는 .. 일상의 주저림 2010.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