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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호 전망대

여행을 가면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이는 편이다. 특히 천년고찰이 있으면 주변에 숙소를 정하고 고즈넉한 새벽 산길 산책하기를 즐겨한다. 충북 여행에서도 이른 아침 산사를 다녀와 바로 근처에 있는 청풍호 반케 이블 카를 타러 갔다. 청풍호 주변 경관을 시원하게 내려다 볼 기대에 차 있었는데 운행시간이 9시 30분부터였다. 한참을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아까웠다. 검색을 해 보니 청풍호 경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청풍호 전망대'가 있어 그쪽으로 향했다. 전망대 아래쪽까지 차가 올라가기는 가는데 그 길이 너무 좁고 한쪽은 벼랑이라 완전 아슬아슬 아찔하였다. 혹여 맞은편에서 차라도 온다면 오 마이 갓~~~~ 나는 오금이 저려 옆도 돌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운전에는 베테랑인 지기도 오금이 저렸을 듯한 그런..

유화-해바라기

키가 큰 해바라기 울타리를 넘어가고 싶으나 아직 어려 넘지 못하고 담 넘어가는 나비를 바라보고 있는 짱구 모습을 그렸다. 나비는 학교 갔다 올게 하고 훨훨 날아가는 우리 딸냄이다. 딸아이와 짱구의 사이가 유독 돈독했었던 게 기억이 나 그려보았다. 등교나 출근으로 대문 밖을 나서는 이들을 따라가고 싶어 안달복달했던 짱구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대문 나서는 이들을 마냥 부러워하며 바라만 보고 있지 않게 되었다. 어느 정도 자란 뒤에는 재주껏 요리조리 몸을 놀려 쨉 싸게 대문을 뚫고 나갔다. 더 자란 뒤에는 담을 넘어 나가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목줄을 메어 둘 수밖에 없었는데, 그 모습이 안쓰러워 목줄을 풀어놓으면 기회는 요때다 하고 탈출을 감행하였다. 아이들은 짱구를 좋아했고 산책도 자주 나갔었다. ..

나의 갤러리 2021.10.01

제천 정방사

제천 천년고찰을 검색 해 보니 예약 해 두었던 리조트 근처에 정방사라는 절집이 있었다. 새벽의 조용한 시간을 이용하여 산길을 걷는 것도 좋고 산사의 풍경도 운치가 있어 언제부턴가부터 여행 중에는 꼭 새벽 산사를 찾게 되었다. 청풍호 호수 옆으로 빙 둘러 난 도로를 따라 금수산을 한눈에 넣으며 달릴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정방사 가는 길이다. 좋은 길을 따라 가다 산속으로 접어 들면 좁은 외길이 이어진다. 승용차 교행이 아슬아슬한 숲길이다. 자드락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10분 정도 가파른 길을 걸어 올라가면 절벽아래 절집의 오색찬란한 단청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고 이제 다 왔구나하고 이마에 흐른 땀을 훔치고 절집 앞 마당에 올라서면 청풍호의 탁 트인 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찰 뒤로 병풍처럼 둘..

봄나들이, 아이리스

스케치에서 몇 번의 수정작업을 반복하고 완성한 그림이다. 능수매화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이른 봄 나들이를 나온 비단잉어 가족이다. 물색을 어찌할 까 고민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청보라로 하였다. 실제 물색은 다크한 청록색 아니 검정에 가까운 그린이었는데 청보라로 하여 어떨까 걱정스러웠는데 선생님께서 더 회화적인 표현이라며 좋다고 하셨다. 연속해서 청보라가 들어간 그림을 그리니 화실 동생들이 "언니는 청보라색을 엄청 좋아하나봐요" 한다. 그런가? 초록색 계열의 색들을 좋아해서 초록색감에 대한 다양한 표현을 해 보려고 시도를 하는 편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보니 초록색뿐만 아니라 청보라색도 좋아하는 듯하다. 수국꽃색도 청보라를 좋아라하니... 아무래도 좋아하는 색감에 끌려 소재 선택을 하기도 하고 전체 색의 비..

나의 갤러리 2021.09.26

충북여행-단양,제천

7월 말과 8월초의 불볕더위가 지나간 뒤 8월 중순경 충북 쪽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아는 지인이 지배인으로 있는 곳에서 1박을 예약하고 있던 차라 그쪽으로 가게 된 것이다.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 여름에 동굴을 갔을 때 엄청 시원했던 기억이 나 동굴 여행을 하기로 했다. 먼저 선택한 곳이 단양 고수동굴이다. 고수동굴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하니 정말 가파르고 힘들어 땀이 뻘뻘 난다고들 하였다. 그래도 한 번 가보지 못한 곳이라 일단 가 보기로 했다. 고수동굴은 약200만 년 전에 생성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석순이 1cm 자라는데 100년이 걸린다 하니 동굴 내부의 풍경은 비경일 수밖에 없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장갑을 나누어 주었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급경사가 많고 좁은 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니 미..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 한성희

얼마 전 아들아이 결혼 준비 첫 번째 순서인 상견례가 있었다. 아이들이 준비한 상견례 선물꾸러미 속에 들어 있던 책 저자 한성희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다. 그동안 만났던 환자들, 동료들, 그리고 본인의 일과 생각 등의 사례들을 가져와 예기치 않은 삶에서 막막함과 마주했을 때 조금이나마 위안과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맘을 담고 있다. 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해야 했던 애피소드들이 짠하게 다가왔다. 어찌 그 시기를 보내었나 싶기도 하지만 나를 살게 한 동력이기도 하였기에 힘든 줄 모르고 그 강을 건너오지 않았나 싶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아들에게 내가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 페이지를 사진으로 찍고 몇 마디 덧붙여 아들에게 카톡으로 보냈다. 이혼하고 다시 싱글이 된 남녀를 대..

책.영화 2021.09.14

관조하는 삶

관조하는 삶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 삶의 유형(향락적 삶, 정치적 삶, 관조적 삶) 중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말한 '관조적 삶을 표현한 작품이다. 코로나 19 시대, 또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관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스물한 가지 꽃들은 21세기를, 각각 꽃말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인간 삶의 세 가지 유형을 담고 있다. 초록이들은 꽃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꽃을 키우고 받치고 있는 잎 역시 저마다 개성 있는 형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위에 잎은 아래 잎이 햇살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자리매김으로 하나 겹침이 없이 더불어 살아간다. 여러 가지가 하나하나도 이쁘지만 서로 배려하고 각자의 역할을 다하며 모여 있을 때..

나의 갤러리 2021.09.13

봄이 오는 길목 해남과 강진에서

요즘은 코로나 신이 붙었는지 주말마다 비가 내린다. 그런다고 이 봄에 사람들이 집에 붙어 있을까마는 코로나 확산에는 조금의 도움은 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사람들은 영혼의 배고픔에 일용할 양식을 주지 못해 주말마다 내리는 비와 무서운 공포 영화의 배경처럼 다가오는 황사, 흐리멍텅하게 우울한 날씨가 원망스러운 봄일 것이다. 그나마도 출근길에 감탄을 자아내게 했던 가로수 벚꽃이 4월이 되기도 전에 비바람에 흩날려 꽃비를 내리며 다 졌다. 벚꽃 엔딩으로 나무들은 연두빛 파스텔 터치를 열심히 하는 중 봄바람은 남에서 온다기에 내가 사는 곳도 남쪽이지만 더 남쪽으로 가면 더 빨리 봄을 만날 수 있을까 3월 첫 주에 떠났던 해남여행이 지나고 보니 참으로 절묘하였다. 강진을 살짝 스쳐 들어가 해남을 먼저 둘러보고..

강진 백련사와 다산초당

동백꽃 필 때면 백련사에 가 볼 일이다. 백련사를 갔다면 다산초당도 가 봐야 한다. 둘은 한 세트이기 때문이다. 영남지방에 사는 사람은 동백꽃 하면 부산 동백섬을 떠 올린다. 하지만 백련사의 장대한 동백나무숲을 만나고 오면 나무 위에서 점점이 붉게 빛나던 모습, 땅 위로 떨어져 흐드러졌던 그 모습이 뇌리에 그대로 새겨져 동백꽃 하면 백련사 동백숲이 아련한 그리움으로 피어날 수밖에 없다. 차로 백련사 주차장까지 가는 도로 양옆으로도 동백이 가로수로 심겨 있어 이것이 말로만 듣던 그 길인가? 그런가? 하는 사이 만덕산의 품속에 백련사가 포근히 안겨 있음을 알려주는 일주문이 나타난다. 뒤로는 만덕산이 앞으로는 구강포 바다와 아랫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 앉음새가 예사롭지 않다. 일주문을 지나면 해탈문 그리고..

해남 한정식

오래간만에 1박을 하게 되는 여행을 계획하며 어디를 갈까 짐짓 고민이 되었다. 코로나 시기이기도 하지만 서로 일정을 맞추기도 쉽지 않은 가운데 어렵게 얻은 1박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남도 쪽으로 몇 번 다녀왔지만 아직 가 보지 않은 곳도 가 보고 싶은 곳도 많았다. 해남으로 정하고 여행코스, 잠자리, 먹거리 등을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았다. 예전에는 코스만 결정하고 잠자리는 여행지의 사정에 따랐고 식사도 그곳에 가서 발길 닿는 대로 들어가 먹는 편이었다. 최근 4~5년 동안 공부한다고 여행에 대한 일정을 짤 여유가 없기도 하였거니와 괜히 검색하고 맛집이라고 소문 난 집 갔다가 실망하였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냥 무턱대고 들어간 집들은 관광지의 그렇고 그런 음식점들로 더 낭패스러운 경우들..